자이언캐년 트레킹1 - All of these
7월 9일 오후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구경을 마치고 자이언 캐년(Zion Canyon)으로 향했다. Zion을 우리 식으로 읽으면 시온인데, 그런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둘 다 유타(Utah) 주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여름에 미국 서부의 세 캐년을 갔다 왔다니까 그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을 받는데, 참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35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대학 시험을 쳤는데, 영어 때문에 떨어졌다. 그때 내 영어 성적은 그런대로 준수한 편이었는데, 순전히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오지선다형 문제 때문이었다. 보통 객관식 문제는 답이 1번에서 4번까지만 있는데, 이 학교는 뜻밖에도 하나가 더 있었다, 5번은 <답 없음 None of these>였는데, 무지 헷갈리게 만들면서 생애 첫 고배를 마시게 했다. 뭐 재수해서 다른 대학 들어갔으니까 크게 유감은 없다.^^
그래서 비슷하게 문제를 만들어 봤다. 정답은 독자 여러분이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란다.
● iami가 올여름 미국 서부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인가?
① Grand Canyon ② Bryce Canyon ③ Zion Canyon ④ None of these ⑤ All of these
자이언 가는 길에 도로를 만들기 위해 뻥 뚫어놓은 거대한 굴다리 암석이 있었다. 어쩌면 자연 굴다리일지도 모르겠다. 자세히 보면 암석 위쪽에는 마치 굴러 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바위들이 여러 개 있는데, 아마도 위에 올라가서 보면 충분히 안전한 구조일 것이다.
오가는 차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르는 듯, 갓길에 멈춰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어제 말발굽(Horseshoe Bend) 사진을 본 Shiker님이 모델로 선뜻 나섰다. 기술점수에 들어가는 점프 높이는 다소 낮았지만^^, 예술점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포즈, 표정, 시선처리 등 어느 것 하나 떨어지지 않는 수작(秀作)이 나왔다. 위 사진 제목이 <앗싸~>라면, 줌인해 본 아래 사진 제목은 <얼쑤~>쯤 되겠다.ㅋㅋ
브라이스에서 한 시간 정도 오니 다시 어제 묵었던 곳이 나왔다. Carmel Junction이란 곳인데, 하루에 브라이스와 자이언 두 캐년을 보여주기 위해 Shiker님이 고른 곳이다. 이곳 모텔은 외관부터 유타 주 냄새를 풍긴다. 풍경을 압도하는 흰구름이 벌써부터 바깥 온도가 장난이 아니겠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모텔과 붙어 있는 썬더볼트 레스토랑은 오믈렛과 스킬렛으로 아침식사를 했던 곳이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자이언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다른 공원들과 달리 비지터 센터(Visitor Center)까진 차로 꼬불꼬불 한참 들어가야 하고, 거기서부터는 여러 목적지로 셔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우리는 천사 기착장(Angels Landing)과 좁은 계곡(Narrows) 두 군데가 목표다. 그랜드, 브라이스의 협곡들과는 또 어떻게 다른 속살을 보여줄지 슬슬 기대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들린 세 국립공원 입장료는 성인 일인당 12달러인데, 대부분 차로 들어가기 때문에 차량 한 대당 25달러를 내면 승차 인원에 관계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세 곳을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매번 따로 내기보다는 5달러를 더 써 80달러 짜리 연간 회원권을 끊었다. 내년 7월까지 Shiker님이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다. 궁극의 점핑샷이 인쇄된 패스 앞면이 포스가 있고 간지가 나서 한 장 찍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