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Wow! Grand Canyon

자이언캐년 트레킹2 - 저 산이 날 부르네

iami59 2012. 8. 14. 00:00

자이언 캐년은 그랜드 캐년이나 브라이스 캐년 같이 전망대에 서서 앞에 병풍처럼 또는 파노라마 필름마냥 쭈욱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차로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또는 내려 걸으면서 돌산들이 연출하는 색다른 풍경을 즐기고 압도되는 곳이었다. 

그 중엔 올라갈 수 있는 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깎아지른 절벽에 암벽이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오는 국립공원이었다. 마침 초입에 적당한 높이와 경사를 지닌 암벽 언덕이 보여 차를 세우고 10분 정도 반쯤 올라갔다 내려왔다. 올라가기 어려운 곳은 아니었지만, 오르내리느라 체력을 소진할 일은 없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산이 있었으니까.  


남매로 보이는 외국 청소년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내 앞에서 열심히 올라가고 있었다. 저 꼭대기, 그리고 저 멋진 흰 구름이 나를 부르고 있었지만, 저 친구가 서 있는 곳쯤에서 발길을 돌렸다.

Shiker님이 아랫쪽에서 찍어준 사진은 모처럼 날씬하고 길쭉하게 나왔다.^^ g는 벌써부터 슬슬 지쳐보이는 표정이다.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밑에서 바라보는 것과 조금이라도 올라가서 발을 딛고 서 보는 게 확실히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이 암산(巖山)에도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우리나라 산 중턱이나 정상부의 바위 틈새에서 뿌리를 내리고 고고한 자태를 보이는 소나무들은 여럿 봤어도, 이렇게 흙은 물론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하고 황량한 곳에서도 군데군데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한 쪽 봉우리 위에서 마치 펄럭이는 깃발처럼 꼿꼿하게 서 있다.

양쪽이 이런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길을 20여 분을 더 가야 주차장이 있는 비지터 센터에 도달한다. 왠지 오후에 오르게 될 산 Angels Landing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가 들려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