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7 - Subway 샌드위치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앤젤스 랜딩(Angels Landing) 산에 올라가기 전에 써브웨이에서 사 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비지터 센터에는 식당이 없어 Shiker님이 들어오기 전에 들러 사 온 것이다.
g는 차에서 쉬겠다고 해서 둘이 들어갔는데, 맥도날드처럼 번호가 매겨진 그림을 보고 고르는 게 아니라, 빵 종류를 비롯해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몇 단계에 걸쳐 묻고 지정하는 주문 시스템이었다. 미국 애들 양 많고 수다스러운 게 음식 주문에도 그대로 반영된 듯, 이것저것 들어가는 게 많고, 골라야 할 게 수두룩했다.
제일 먼저 빵 종류와 12인치 또는 6인치 크기를 고르고,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재료는 물론 치즈와 쏘스도 선택해야 한다. 한 마디로 영어가 안 되면 조금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 딱 좋은 집이었다. 그러니까 써브웨이에 가서 막힘없이 주문을 척척 할 수 있을 정도면 꽤나 능통한 생활영어를 구사하는 걸로 봐도 무방할 듯 싶었다.
물론 정 안 되면 아쉬운대로 벽면에 걸어놓은 그림을 가리키면서 영어를 못한다는 다소 애처로운 표정을 지을 수도 있고, 그러면 센스 있는 종업원이 대충 알아서 말아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엔 맛을 보장할 수 없다.^^ 입에 안 맞는 야채나 쏘스가 듬뿍 들어가서 취향을 한참 빗나간 결과물을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먹다가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작년 코스타 전에 시카고 다운타운을 해인과 폴모와 함께 며칠간 돌아다닐 때는 멕시칸을 가든, 피자집을 가든 폴모가 주문을 도맡아 했다. 그저 맡겨두면 알아서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편하게 먹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이번 서부 국립공원 여행에선 미국에 거의 20년째 살고 있는 Shiker님이 때마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메뉴를 고르고 주문하는 일을 도와주었다.
짜잔~ 우리가 시킨 고르곤졸라(Gorgonzola)가 나왔다. 한 눈에 보기에도 들어간 게 많고 저거 하나면 한 끼는 든든할 것처럼 보인다.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나아보이고, 실제로 맛도 괜찮았다. 감자칩 스낵, 쥬스와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다음에 혼자 미국에 갈 일 생기면 가까운 써브웨이 들어가서 잽싸게 매장을 둘러본 다음 이런저런 조합으로 주문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