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Wow! Grand Canyon

Las Vegas 7 - Ballys의 낮과 밤

iami59 2012. 8. 31. 00:00

3박4일의 정말 알차고 신났던 서부 국립공원 여행을 마치고 7월 10일 오후에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우리를 어디든지 시원하게 데려다 주었던 렌트카는 바깥 온도가 화씨 115도라며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생전 처음 접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섭씨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46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다. 그 지난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부터 98도니, 100도니 했는데, 이젠 껑충 뛰어 110도가 넘는, 아무리 자동차 쌩쌩 달리는 대낮의 도로 위라지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기온이다.

공항에서 시원한 쥬스를 마시며 메릴랜드로 돌아가는 Shiker님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택시를 타고 밸리스(Ballys) 호텔로 와서 두세 시간 휴식을 취했다. 어제 오후의 Angels Landing 산행과 새벽부터 Narrows 물길을 걷느라 녹초가 된 g는 두세 시간 곤하게 자더니 다시 쌩쌩한 청춘으로 돌아왔다. 6시에 호텔 로비에서 위튼 코스타를 마친 뉴질랜드에서 온 해인과 폴모를 만나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카톡 메시지를 나눠둔 터였다.

Ballys는 체크인할 때부터 길게 늘어선 줄에서 알아봤지만, 방이 2,814개나 있는 무척 큰 호텔이었다. 한때 이 일대를 대표하던 호텔 중 하나였다는데, 계속 새로운 컨셉으로 물량공세를 펴는 호텔들에 밀려 화려했다는 옛 명성은 많이 잃었지만 여전히 스트립(Strip) 중심가에 당당히 서 있다. 우리는 오른쪽 건물 6층의 맨오른쪽 끝방을 배정 받아 에펠탑 뷰였다. 복도 좌우 길이만 거의 100미터쯤 됐는데, 엘리베이터에서 한참을 걸어야 하는 이런 호텔도 처음이다.    

대각선 방향에 있는 벨라지오에서 하는 분수쇼를 보고 몇 군데 더 돌아다녔는데, 베가스의 여름밤거리는 여전히 후덥지근하다 못해 사람을 축 늘어지게 만들었다. 가까워 보였는데 돌아오는 길은 왜 그리도 길고 멀었는지. 다음날 아침 아직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전에 스트립 거리를 한시간쯤 둘러봤다. 그래봤자 스트립 거리의 반도 못 본 셈인데, 밤의 화려함만은 못해도 라스베가스의 겉모습을 훑어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