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분립
Posted 2015. 5. 16.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지난주에 세 번째로 교회를 분립하는 현장을 지켜봤다. 첫 십년이 흐르고 처음
분립시킬 땐 피차 처음인데다 인큐베이팅이니 뭐니 하면서 실험하듯 저지르는 것
같아 조금 어설펐던 것 같고^^, 두 번째는 조금 신중하게 추진해 무난하게 전개하더니,
삼세 번에 이른 이번은 훨씬 유연하고 간결해졌다는 느낌이다.
두 교회를 분립시키면서 갖게 된 뿌듯함과는 별도로 그 과정에서 피차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만만치 않은 재정 피로도 때문에 이번 분립은 스피드를 내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부부 목회자라는 특수한 조건과 이 교회의 대표적 특성 가운데 하나인 젊고
싱싱한(?) 구성원들의 운동력이 이왕 할 거 탄력을 받게 한 것처럼 보인다. 처음 들어보는
본회퍼가 붙인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호기가 이들 사이에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속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주일 풍경만으로는(회중석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보내는 이들이나 나가는 이들이나 차분하고 덤덤해서 시나브로 일상적인 일이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과 두 번째가 한강을 건너 서울 남부라는 조금 애매한 지역성을
표방한 데 비해서 이번은 일산을 중심으로 고양과 파주라는 확실한 지역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았다.
분립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 교회의 중심가치(찾는이 중심-진실한 공동체-균형 있는
성장-안팎의 변혁)는 어쩔 수 없이 건강한 분립을 추구하게 하는데, 분립 사례와 추세는
충분히 연구대상이 될 만하다고 여겨진다. 요 몇 년 사이에 이 교회에서 부쩍 회자되는
하나님나라 복음 DNA(굉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아직은 실체가 뚜렷해 보이진
않는다)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그래야 할 것이다. 모교회 규모가
천 명이냐 천 오백 명이어야 하느냐는 그 다음다음 문제일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지역성을 중시해 집에서 교회가 2, 30분이 넘으면 동네교회 나가거나
교회 근처로 이사 오는 걸 심각하게 고려하라는 담임목사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내 경우엔
현실적으로 이사보다는 네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1) 동네교회를 찾거나, 2) 하남과
양평 지역 사람들과 분립할 가능성을 모색하거나, 3) 동네 인근에서 교회를 시작해 보거나,
4) 철판 깔고 그냥 개기는 것. 물론 죄다 나 혼자 하는 게 아니어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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