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갈치조림
Posted 2017. 3.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오랜만에 남대문시장에서 갈치조림을 먹었다. 어머니를 뵈러 온 누이와 남산케이블카를 타러 갔다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틀 동안 시설 점검중이란 말도 안 되는 안내문 - 작년에도 곤지암 화담숲에 갔다가 똑같은 경우를 당했다^^ - 에 발길을 돌려 남대문시장 구경을 하다가 들어간 것이다. 갈치 골목이 있지만, 부쩍 늘어난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시장 식당들이 너도 나도 갈치조림으로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호객행위를 하길래 적당해 보이는 집에 들어갔다.
추억을 몽글몽글 불러일으키는 양은 냄비에 바짝 끓여 나오는 갈치조림은 칼칼하고 달달한 게 역시 이 동네 왔으면 한번쯤 먹어줄 만했다. 엄청 투하된 고춧가루와 적당한 설탕맛이 끌어주고 당겨주고 하면서 입안을 한번은 얼얼하게, 또 한번은 달큰하게 하면서 갖고 놀았다. 물론 애시당초 8천원 짜리엔 제주도나 부산 등에서 2만원대에 나오는 두툼한 갈치 토막은 언강생심 기대하지 않고 폭과 두께가 보잘 것 없을 거란 건 미리 각오하고 있었다.
연신 국물을 떠먹으면서 냄비 밑바닥에 숟가락에 잡히는 부분이 있길래 혹시나 했던 건 역시나 두툼한 무 토막이었다. 비록 갈치 토막은 아니지만,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고 국물맛이 적당히 밴 게 뚝뚝 큰 조각으로 잘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5-6천원 정도면 족할 이 정도의 소박한 시장통 음식도 8천원을 받는 건 외국 관광객 탓이라 여겨지는데, 그럴러면 더더욱 최소한 한 토막 정도는 쉽게 살을 발라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죄다 찌그러기들이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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