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꽃
Posted 2017. 6.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도시 특히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거리에서 예상되는 골치거리 중 하나는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다.
요즘은 네 쓰레기는 네가 들고 다니라면서 거리에 아예 쓰레기통을 놓지 않는 지자체도 많은데, 어느
정도 호응은 있지만 완벽하진 않아 구석진 자리에 슬쩍 버려진 것들이 눈에 띄곤 한다. 오래 전 싱가폴에
갔을 땐 거리에서 껌을 씹고 다녀도 벌금을 매기곤 했는데(fine이 벌금이란 명사로도 쓰인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모든 도시가 야박하게 그럴 수도 없고, 좌우지간 골치덩어리 중 하나일듯 싶다.
결국 시설보다 사람들의 의식과 거기에 영향을 주는 거리 분위기 같은 게 중요할 텐데, 이런 건
하루 아침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몇몇 나라나 도시처럼 함부로 버릴 수 없게 만드는,
아니 아예 버릴 생각조차 못 하게 만드는 아우라 같은 게 있으면 좋은데, 이 또한 단시일 캠페인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딜레마다.
몇 주 전에 새로 오픈한 서울역앞 고가보행도로 서울로를 걷다 보니 중간중간 깔끔한 쓰레기통이
눈에 띄었다. 바퀴까지 달아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Cleaning Cart란 이름도 새겼다), 주말 오후의
무더위에 지친 보행객들이 먹고 버린 물병과 음료수캔이며 플라스틱 커피잔들이 수북했다. 집에서처럼
꾸겨서 버렸다면 훨씬 많이 들어갈 것 같았는데, 그냥 버리다보니 쉽게 넘쳐나는 것 같았다. 멋지게
재단장한 서울로에 난데없이 쓰레기꽃이 피어난 형색이었는데, 마침 뒤로 서울역 옛 청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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