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송 사이로 보이는 풍경
Posted 2019. 2.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겨울 동네 산길은 추워서 주위를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없기도 하거니와 잎들이 다 떨어져 눈이라도 쌓이지 않으면 이렇다 볼만한 게 없다. 나목들이 즐비한 황량한 검단산에서 그나마 볼만한 건 키 크고 호리호리한 낙엽송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는 초입에서 쉼터에 이르는 구간인데, 탁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어우러지는 풍경이 시원시원하고 꽤 볼만하다.
이 구간은 사철 어느 때나 그림이 좋은데, 특히 고개를 한껏 젖히고 나뭇가지들 사이로 바라보는 하늘 풍경은 탁 트인 봉우리나 정상에서 감상하는 웬만한 경치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지난주에 올랐을 때도 고개를 꺾다시피하고는 어김없이 한참을 바라봤는데, 눈으로 보든 카메라 앵글로 보든, 가로로 보든 세로로 보든 그윽하고 넉넉한 만족감을 선사해 주었다.
어제는 그 동안 뜸하던 눈 소식이 있었는데, 눈 온 다음 날은 만사 제쳐두고 산을 찾아야 한다. 제법 멋진 설경이 기다리기 때문인데(낙엽송 설경, 1/9/13), 다만 동네산들 가운데 은고개 남한산성 가는 길이 고즈넉하고 설경이 좋아 둘 중 어디를 갈지 낙점을 받아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마음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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