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른 예봉산
Posted 2019. 8.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8월을 시작하는 몹시 뜨거운 날, 두 가지 이유로 팔당대교 건너 우뚝 솟아있는 예봉산
(683m)을 올랐다. 여름은 장마에 폭염에 습도까지 높아 산행이 뜸해지게 마련인데, 달이
바뀌어 초하루를 동네 검단산을 벗어나 다른 산 위에서 맞고 싶고 싶기도 했고, 멀리서도
보이는 이 산 정상에 세워지고 있는 강우레이더 측정시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까이서 보고 싶기도 해서였다.
두세 해 전부터 예봉산을 오를 땐 파출소에서 세워 놓은 노란색 위치판이 제법 도움이
된다. 주등산로 초입부터 정상 부근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번호를 붙여 놓아서 어느 정도
올라갔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날은 코스를 달리 잡았다.
레이더측정시설 공사를 위해 모노레일을 깔아 놓았기 때문에 산을 우회해서 모노레일을
끼고 올라가는 길을 택해 이 날 처음 만난 표지판은 정상에서 가까운 31번이었다.
예봉산을 오를 때마다 정상까지 250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는데, 이거 약간 수정이
필요하다.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예까지 오르느라 지친 상태이긴 해도 250m가 그렇게 오래
걸릴 정도로 길진 않기 때문이다. 한 번 더 나오는 180m 이정표까지 도무지 70m라기엔
말이 안 되는 거리다. 체감상 그 두 배까진 안 돼도 3, 4백 미터는 족히 남아 있어 보이는
지점인데, 괜한 기대감을 주는 신기루 이정표이다.
그래도 간만에, 이 무더운 여름날에 정상을 밟는 재미는 피로를 싹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기분 같아선 적갑산 방향으로도 내쳐 걷고 싶지만, 그러기엔 하산길이 그만큼 길어질 테니
무리할 필요는 없겠다. 강우레이더 측정시설은 외관 공사는 거의 끝난 것 같은데, 홍보관은
아직 오픈하지 않고 있었다. 할 수 없이 가을에 다시 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