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Posted 2019. 1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성탄 일주일 전인 화요일 저녁엔 예술의전당에서 아내와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Weihnachts-Oratorium>를 관람했다. 맹숭맹숭 지나가기 일쑤인 성탄절 시즌에, 일주일 전에
듣고 보기에 딱인 음악이었다. 박치용 선생이 30년 전에 창단해 계속 지휘하는 서울모테트
(Motet) 합창단과 챔버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중간 휴식 포함해 3시간이 넘는 대작이었다.
1734년작이니 3백년 가까이 성탄절 시즌이 되면 곳곳에서 연주되는 작품인데, 워낙 길어
6부(64곡)를 한 번에 다 연주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한다. 훌륭한 연주에 중간중간 박수를
치고 싶었으나 전반부와 후반부 끝날 때만 치는 엄격한(?) 분위기여서 참았다. 실제로 중간
휴식 시간이 끝나고 이어진 후반부 연주엔 앞뒤에 있던 관객들 일부가 안 보이기도 했다.^^
합창단과 함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솔리스트가 함께했는데, 작품 전체를 이끌어
가는 복음사가(Evangelist) 역할을 하는 테너 솔리스트 홍민섭의 소리가 출중했다. 고운 미성을
어찌 그리 잘 내는지 반했다. 독일어 가사는 듣기는 좋지만 이해가 안 돼 작품 해설과 가사를
실은 프로그램북을 샀는데, 다행히 무대 뒤 스크린에 독일어와 공동번역풍의 시어로
번역한 우리말 가사를 띄어주어서 집중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시절에 맞는 음악을 수준급 연주로, 그것도 라이브로 듣고 보노라니 당연히 눈과 귀는
즐거웠지만 허리가 조금 아팠다.^^ 예술의전당 음악당은 음향은 별로 나무랄 데 없지만,
좌석 쿠션은 조금 오래됐는지 이런 대곡을 길게 감상하는 데는 조금 미비해 보였다. 다음에
이 정도 길이의 음악회에 온다면 중간 휴식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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