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이파리
Posted 2020. 4.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 19 와중에도 시나브로 4월 봄은 와서 대기는 따스하고 꽃들이 피어나고 만물이 꿈틀거리면서 식목일을 맞았다. 겨우내 거실에 들여놓았던 화초들을 베란다로 내놓은 지도 두 주가 됐다. 겨울 동안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려면 베란다로 내 간 다음 다시 들여놓기를 반복했는데, 이제는 그냥 있는 자리에다 주면 되니 편해졌다. 가지 끝에 새 순을 맺고, 푸르게 푸르게들 자라고 있다.
가지를 잘라 물병에 담아 뿌리를 내리면 화분에 담아 g네 집에 보내려던 몬스테라(3/20/20)가 그 사이에 제법 길게 뿌리를 내렸다. 투명한 물병에 담고 매일 조금씩 하얀 뿌리를 내리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뿌리가 하얀색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조금씩 자라는 것도 식알못(식물을 잘 알지 못하는)인 내겐 마냥 새롭기만 했다. 토분에 옮겨 심고 이사해서도 부디 잘 자라주면 좋겠다.
베란다에 있던 화초들 가운데는 겨울철에도 들여놓지 않고 그냥 두는 것도 두어 개 있는데, 그 중 가장 놀라운 것은 괭이밥(11/18/16)의 성장이다. 우리가 심은 것도 아니고, 화초들 사이에서 바람결에 흘러와 영하의 날씨를 견디면서 납작하게 자라더니 봄이 되면서 서너 배, 아니 대여섯 배는 성큼 자라면서 큰 화분을 그득 덮을 정도가 됐다. 괭이밥이 이파리를 무성하게 맺고 쑥쑥 크는 걸 보면 조금 과장해서 배가 부를 정도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간에 줄쳐 가면서 야금야금 다 읽은 『랩걸 Lab Girl』 1부 제목도 "뿌리와 이파리"였다. 이어지는 나무와 옹이, 꽃과 열매를 살펴보기 전애 반드시 먼저 거쳐야 할 단계인데, 그래선지 비록 베란다 화초들일지라도 뿌리를 내리고 이파리를 맺는 모습들을 예전처럼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식목일 주간에 어떤 책 읽을지 고민한다면, 일단 집어들면 야금야금 읽는 재미가 따라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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