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이라서 더 좋았던 <벨파스트>
Posted 2022. 3.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오스카 시즌인지라 한 주에 두 편을 봤다.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벨파스트>를 봤다. 토요일 오전, 극장엔 우리 부부만 덩그러니 앉았는데, 영화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1969년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Belfast)에서 일어난 소수 천주교인들 집을 부수고 난동을 일으켜 쫓아내려는 개신교 주민들 사이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50여 년 전 시대극답게 영화 전체를 흑백으로 찍은 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흑백 사진이나 영화 특유의 질감이 영화 스토리와 썩 어울렸고 잘 버무려졌다. 주인공 가정과 조부모의 연기가 별로 흠잡을 데 없이 좋았는데, 스틸 샷에 나오는 모자의 연기가 특히 빼어났다. 아역 배우는 빌리 엘리엇을 떠올리게 했다.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 영화 내내 일정한 긴장은 유지하면서도 지나친 폭력이나 과도한 연출이 안 보이는 점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감독의 어린 시절을 그렸다는데, 노련한 연출이다. 내로라하는 후보작들 가운데, 이 영화도 한두 부문은 수상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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