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도 이끼는 못 말리지
Posted 2025. 1.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며칠간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고, 독감이 유행하는 바람에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거의 집에만 있었다. 주일 아침에서야 교회에 가느라 지하철 타러 잠시 움직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단지의 벚나무 줄기 위로 이끼가 잔뜩 덮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단지를 지날 때면 늘 보게 되는 나무인데, 이끼가 유난히 푸르렀다.
살을 에는 강추위, 엄혹한 동장군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아니 상관없이 봄으로 달려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게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녹색의 왕성한 기운을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검색해 보니 작년엔 2월이 되어서야(3/2/24) 이끼를 볼 수 있었는데, 이 친구도 기후 위기 탓인지 조금 서두르는 모양이다.
그 옆 바위 한쪽에도 이끼가 덮였다. 사진 프레임만 봐선 1월이라는 걸 눈치채기 어려운 풍경이다. 산에서도 이끼 낀 바위(3/12/16)는 2-3월이 되어야 눈에 띄는데, 그동안 내가 그냥 지나쳐서 못 봤는지 몰라도, 올해는 정초부터 푸른 이끼낀 나무와 바위를 집앞에서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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