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답기사식당 동태알내장탕
Posted 2011. 6.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집에서 차로 35분 걸리는 나들목교회를 다니면서 주일 점심시간이 조금 늦어졌다. 김형국 목사의 설교가 내용은 알차지만 다소 길고^^, 교회에서 파는 밥은 조금 양에 안 차^^ 집에 와서 먹거나(1시 반쯤 된다), 오는 길에 사 먹기 때문이다(아무래도 1시를 훌쩍 넘기게 된다).
천호대교 방향으로 천호대로를 달리다 보면 답십리역 조금 지나 여의도순복음성동교회 건물이 나오는데, 거기서 조금 더 가면 길가에 기사식당이 하나 간판을 내걸고 있다. 동태탕, 왕해물찜 현수막을 내걸어 봄부터 저집 한 번 가보자 하다가 어제 점심 때 찾아갔다. 기사식당, 그것도 답십리 어간의 식당이니까 웬만큼은 하겠지 하는 기대로.
안으로 들어가니 그리 작지 않않는데,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다가 로즈매리는 동태탕(6천원)을, 나는 알내장탕(7천원)을 시켰다. 주문 받는 언니가 섞어 끓이면 맜있다고 해서, 어차피 서로 맛볼 거니까 권하는 대로 섞어 끓여달라고 했다.
처음엔 못 봤는데, 메뉴판 옆에 오늘의 메뉴 서너 가지를 2인분 시키면 1천원씩 빼주고 있었다. 작은 이벤트지만, 다음에 한 번 더 와서 이용하게 만드는 귀여운 마케팅 전략이다.^^ 모름지기 식당은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
모든 식사 메뉴가 기본 돌솥밥인 게 우선 좋았다. 반찬은 so so.. 뭐, 이런 집은 기본찬도 무난하니 찌개만 맛있으면 만사형통이니까. 동태 머리와 작은 토막 2개, 그리고 작은 알 몇 개와 내장 몇 개가 한 데 섞여 보글보글 끓는다. 아, 민물새우를 많이 넣었더군.
기사식당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기대했던 정도의 맛을 선사했다. 찌개 국물은 시원했고, 간이 잘 돼 있었다. 가마솥밥이 나오면 누룽지 숭늉까지 먹게 되니까 조금 포식하게 된다. 뭐, 저녁을 안 먹으면 되니까.
식당 벽면 한 귀퉁이에 안 쓰는 신발장이 있었는데, 거기 한 층에 낯익은 물건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도시락통, 스덴 벤또였다.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이 물건을 기사식당에서 무엇에 쓸꼬 잠시 생각하다가, 시간에 쫓기는 기사 양반 도시락으로 밥과 반찬을 담는 거겠거니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사진을 찍으며 이럴 때만 오지랖 넓은 iami씨 식당 언니에게 물으니, 삼겹살이나 돼지불백 불판에서 떨어지는 기름 담는 데 쓴단다. 음~ 그런 뜨거운 사연이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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