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나무계단 공사
Posted 2011. 9.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추석 연휴 닷새 중 유일하게 화요일 오후에 집앞 검단산을 다녀왔다. 한 달 넘게 강 건너
예봉산만 다니다 오랜만에 찾으니 초입부터 새로운 풍경이 전개되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옆에 늘어서 있는 등산용품점과 음식점들을 지나 10분 정도 완만한 길을 걸으면
호국사 길과 등산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예까지 가는 길이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녹으면
진창길이 돼 조금 불편했다. 이번에 그 길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는 것 같았다.
흙길을 나무계단길로 바꾸는 제법 큰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사실 크게 불편하진 않고
꼭 필요한 작업은 아니었다. 다만 서울에서 가까워 몰려드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 같았다. 요즘 유행하는 둘레길 조성 작업의 여파로 보인다.
흙위에 바로 나무를 까는 게 아니라 몇십 센티 정도 높여 길을 만들고, 양옆에도 목책을
설치하는 제법 큰 공사다. 공사를 마치면 제법 근사한 산책로가 생길 것 같긴 한데, 판단은
그후로 일단 유보해 둔다.
가만히 살펴보니 나무계단을 깔기 위해서는 40센티 정도 되는 가운데가 네모 모양으로
뚤려 있는 콘크리트 지지대가 필요한 모양이다. 두꺼운 통나무들만 놓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저런 걸 양옆에 박아야 하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이런저런 재료와 장비가 투입되는
큰 공사였다.
그 정도 돼야 힘을 받을 수 있고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나 보다. 양쪽에 철끈 손잡이가 달려 있는
걸로 봐 포크레인이 실어 나른 다음엔 인부들이 달려들어 자리를 잡았을 것 같다.
공사가 많이 진척된 구간은 등산객들이 밟고 올라가는 바닥에 놓일 길고 두꺼운 나무들이
일단 자리를 잡았다. 같은 크기로 잘라 왔을 텐데도 실제로 깔다 보면 삐뚤빼뚤 키 차이가 나
저 상태에서 기계톱으로 잘라내 길이를 맞춘 다음 목책을 세우나 보다.
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굳이 예산 들여 저 지점에 저런 작업 벌일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등산객들의 편의시설 확충은 일면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두 주 지나
저 길을 찾으면 올 가을 검단산 등산은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은데, 부디 개악이 아닌
개선으로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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