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위험해 보이는데
Posted 2011. 10.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천마산(812m)에 오르니 올라온 길만 빼곤 거의 사방의 하늘이 탁 트여 시원하고 멀리까지
한눈에 보이는 게 가슴이 후련하기까지 했다. 보통 이 정도 높이면 정상부가 좁거나 바람이 세서
오래 머물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 산은 인심이 넉넉해 비교적 오래 정상에 머물다 왔다.
얼추 잡아도 서너 방향에서 오를 수 있는 산이라 바로 앞 봉우리 능선으로도 등산객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먼 산 바라보다가 가까운 봉우리에 눈이 갔는데 아무래도 뭔가 있는 것
같아 산새마을 님이 무겁게 가져 온 니콘 쌍안경으로 당겨보니, 역시 사람이 누워 있었다.
여기서 보기엔 꽤 험하고 위험해 보이는 바위였는데, 어떻게 저기까지 갔는지 모르겠다며
보는 사람마다 혀를 끌끌 찬다. 자세히 보니 하나가 아니고 둘이었다. 남녀 커플인가 유심히
살펴보니, 남자 둘이었다.
다 제멋에 살고, 더군다나 이런 산에 오는 사람들이라면 개성과 고집이 있기 마련이라 남이
잘 안 하고, 잘 안 가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맘이야 이해되지만, 약간 아슬아슬해 보였다. 용기가
가상하다고 해야 할지, 그냥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다행히 우리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한 사람은 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물론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거기서도 이쪽이
육안으로는 거의 안 보였을 테고, 자연히 이쪽의 소리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 루믹스 ZS7도 16배 줌이 돼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최대한 당겨 찍었는데, 다행히
크게 떨리지 않고 형체를 잡아주었다. 당겨서 자세히 보니, 바위 경사가 심한 게 더 아슬아슬한
위치다. 저런 데 올라가 누우면 폼은 좀 나고, 기분도 시원하겠지만, 지켜보는 우리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해 했다. 보소! 빨리 다른 안전한 데로 옮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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