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대학에서 먹은 것들
Posted 2012. 7. 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
테일러(Taylor) 대학은 기독교 대학답게 자신들의 공간을 빌려 모임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전체적으로 환대를 잘한다는 인상을 주었는데, 당연히 식당도 괜찮은 메뉴를 냈다. 작년까지 갔던 위튼 대학보다 가짓수는 조금 적었지만 - 그래도 매번 뭘 가져오고 뭘 포기해야 할지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 맛은 오히려 나은 것 같다는 게 양쪽을 다 가본 이들의 중평이다.
크로아상을 베이글처럼 잘라서 얇게 계란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가 아침에 나왔다. 미국 코스타의 식탁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인 완소 메뉴 캔털럽(오렌지색 메론)은 거의 매끼 넉넉히 갖다 먹었다. 큰 접시에 캔털럽만 가득 담아와 커피와 함께 먹고도 싶지만, 괜히 유난 떠는 것 같아보이기도 하고, 그러기엔 다른 것도 먹고 싶기도 해 참았다.^^
그러고보니 고기류는 이번에 별로 안 갖다 먹은 것 같다. 강사 숙소와 식당이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데다 늘 35도가 넘는 뙤약볕에다가 습기까지 있어 걷는 게 사람들을 많이 지치게 만들어서 먹는 데 그리 투자하고^^ 싶진 않았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늘 나와 입이 즐거웠고, 오며가며 함께 앉아 나누는 식탁 대화는 풍성했다.
커피가 조금 맛이 없는 게 유일한 흠이라면 흠이었다. 모닝빵인 줄 알고 두 개를 집어온 게 씹어보니 조금 딱딱해 물어보니 빵이 아니라 비스켓이란다.^^ 먹음직스런 여러 가지 도너츠들이 나왔지만, 동그랗고 작은 것만 하나 집어옸다.
요플레가 나와 하나 가져왔는데, 이름이 오이코스다. 이웃이라는 헬라어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코스타에 온 참가자들이나 식당에 차려진 음식들이나, 접시에 골라 차린 것들이 이번 대회 주제였던 <이웃, 또 다른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먹은 음식도, 들은 말씀도 풍성했던 한 주간을 보내고 다시 서부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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