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8 - 비행기를 놓치면
Posted 2012. 8.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두 주간 멕시코로 워크캠프를 나갔던 g가 뉴저지로 무사히 귀환했다. 전화 사정도 안 좋고 인터넷도 가물가물해 며칠에 한 번 엄마와 짧은 통화 정도만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한 시름 놨다.
지난주 토요일 점심 때 온누리교회에서 강준민 목사님을 만나 식사와 차를 함께 하면서 좋은 교제를 마치고 돌아와 3시 넘어 습관적으로 맥북을 보다가 g의 페이스북 메시지에 눈이 갔는데, 오잉~ 다시 비행기를 놓쳤다는 황당한 소식이 한 구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멕시코시티에서 댈라스를 경유해 필라델피아로 들어가는 티켓인데, 댈라스 공항에서 입국심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필라 비행편은 놓치고, 항공사에서 다시 덴버를 경유해 필라로 가는 티켓으로 바꿔주었다는 소식까지 오전에 듣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g가 올여름 미국을 누비는구나, 하고 웃고 넘어갔는데, 끼악~ 여차저차해서 덴버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놓쳤다는 끔찍한 소식이었다.
안 좋은 일은 연달아 찾아오는 법이라고, 그때가 밤 늦은 시간대라 항공사 카운터가 문을 닫아 그앞에서 노숙(?)한 다음 표를 다시 사거나 받아야 할 상황이었고, 수중엔 30달러밖에 없다길래 부랴부랴 예상 티켓값을 찾아본 다음 통장에 돈을 보내는 촌극을 한 시간 넘게 벌여야 했다. (덴버-필라 편도 티켓은 당일이라 그런지, 주말이라 그런지 놀랍게도 4백 달러를 넘었다.)
천만다행으로 새벽에 문을 연 창구에서 무료로 티켓을 받고 예상시간보다 두세 배는 족히 더 되는 근 이틀 40시간 걸려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이모를 만났다는 어드벤처로 막을 내렸는데, 아마 이런 경험은 하고 싶어도 거의 못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아니어도 나도 비행기를 놓칠 뻔한 경험이 몇 번 있었다. 그 중 올여름 코스타, 서부여행을 마치고 라스베가스에서 LA로 오는 비행기가 두 번 출발시간을 미루는 바람에 LA-도쿄 비행기를 하마터면 놓칠 뻔한 일이 있었다. 국제선이라 터미널이 다를 것 같고 수속도 새로해야 해서 나름 여유 있게 9시에 도착해 세 시간 정도 여유 있지 싶었는데, 7:50 출발이 8:30으로, 그 다음엔 9:15으로 바뀌고 탑승 게이트까지 바뀌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Est.는 Estimated의 약자로 새로 출발예정시간). 만약 한 번 더 지연됐다면 아마도 도쿄 행 비행기를 꼼짝없이 놓쳤을 것이다.
작년엔 시카고에서 디트로이트 경유해 돌아오는 UA 비행기가 역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빛의 속도로 뛰어가서 이륙 5분 전에 극적으로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도 했다. g야, 이래저래 미국 국내선은 참 어렵다. 간단히 먹을 것과 읽을 것 챙겨두는 게 장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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