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도, 반가운 발견
Posted 2015. 2. 15.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나들목교회의 메시지는 다른 교회에서 흔히 찾아 보기 어려운 독특한 점들이 눈에
띄는데, 그 중 하나가 한 달이나 두 달 단위로 시리즈 설교가 예고된다는 점이다. 물론
여러 교회와 목회자들이 성경을 책별로 강해한다든지 하면서 시리즈 설교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많은 경우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다루는 데 비해서 비교적 청중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주제들이 선별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월 한 달은 몇 년 간 다른 교회에서 일하다가 최근 다시 부임한 부교역자 한 사람이
같은 본문을 네 주에 걸쳐 다루는 약간 파격적인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다. 내가 다니기
시작하고 얼마 안돼 캐나다로 갔다가 제주도로 옮긴 그의 설교를 들을 기회가 없었기에
어떤 설교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갓 다시 온 사역자에게 한 달이나, 그것도
똑같은 본문을 넉 주 동안 지지고 볶게 만드는 게 무척 흥미로웠다
반이 지났지만, 다행히 맡겨진 소임을 잘 감당하고 있는 것 같다. 중고등부 사역을 해온
터라 일단 스토리텔링에 막힘이 없고,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할 줄 알았다. 회중이 흥미를
느끼도록 타이틀과 소제목을 잡고, 밑줄 빈 칸에 키워드를 채우면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건 이 교회의 전반적인 메시지 스타일인데, 거기에 표현력도 괜찮아 맹숭맹숭
듣게만 하게 하지 않고 받아 적을 게 제법 많았다.
어부 시몬 베드로 일행이 밤새 물고기를 하나도 못 잡은 호수에서 엉뚱하게도 깊은
곳에 그물을 던져보라는 예수의 말씀을 따랐더니 만선을 이루었다는 드라마틱한 본문
(누가복음 5:1-11)은 몇 번씩은 듣고 또 들어 아주 익숙한 이야기인지라 자칫 뻔한
신파조로 흐르기 쉽다. 이걸 회복-약함-순종-예배의 영성으로 한 주씩 세세하게
풀고 있는데,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내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지점은, 그간 이 교회에서 전해지는 메시지들과 메신저들이
이 교회의 틀을 놓은 메인 스피커(main speaker)의 영향 아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는 비교적 능했지만(설교 콘텐츠가 부실하지 않고 양호했다는 말이다^^), 뭐랄까 감정적/
정서적 충일감까지 맛보게 하는 덴 다소 부족하단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이번 시리즈가
그 부분을 약간 채워주는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다. 반가운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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