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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Results for 'I'm trav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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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8 PAK'nSAVE
  2. 2011.01.16 오대 채플 2
  3. 2011.01.11 1 City 55 Libraries
  4. 2010.12.21 KOSTANZ 애프터 10
  5. 2010.12.19 Pedestrians
  6. 2010.12.18 와이카토 폰트들 10
  7. 2010.12.17 항이 - 마오리 요리
  8. 2010.12.12 마오리 민속촌
  9. 2010.12.11 그림같은 로토루아 박물관
  10. 2010.12.10 신나는 팜 투어 8
  11. 2010.12.09 로토루아 아침 산책 6
  12. 2010.12.08 사슴전골과 아이스크림
  13. 2010.12.06 Craft World 12
  14. 2010.12.04 Devonport의 오래된 책방 2
  15. 2010.12.03 Devonport의 길거리까페들 16
  16. 2010.12.02 민수네 딸기밭 16
  17. 2010.12.01 끝내주는 의전팀 50
  18. 2010.11.30 귀국 풍경
  19. 2010.11.29 오클랜드식 브렉퍼스트 8
  20. 2010.11.28 로토루아 유황천

PAK'nSAVE

Posted 2011. 1. 1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여행지에서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시장(local market)이나 마트를 배회하는 것이다. 쇼핑몰이나 아울렛도 빠뜨릴 수 없지만, 마트 구경은 빼놓아서는 안될 필수 아이템이라 하겠다. 

이를테면 이런 건데, 만약 내게 한 나절 또는 반나절 밖에 시간이 없을 때 유명한 관광명소를 한두 곳 가는 대신 기꺼이 마트를 중심으로 주변 거리를 다녀오는 걸 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3박4일의 뉴질랜드 코스타를 마치고 1박2일의 로토루아 여행을 다녀와선 해인네 집에서 세 밤을 보냈다. 토요일 밤에 여장을 풀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느라 밤 2시가 넘어 눈을 붙였지만, 해인은 아침식사 재료를 살 겸 해서 7시쯤에 동네 마트로 안내했다. 내가 좋아라 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Everyday Fresh Everyday Low Prices는 기본이고, <미소를 지어보세요. 왜냐구요? 값이 싸니까요.> 같은 도발적인 선전 문구들이 천정에 매달려 있다. 옐로우와 그린 컬러에 흰색과 까만색 글자의 컬러 매치가 돋보인다.
 

산더미같이 쌓인 각종 과일과 채소류가 얼마든지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대로 잔뜩 집어서 포장해 가라고 유혹한다. 이렇게 풀어 쌓아 놓으니까 더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 같다. 과일과 채소 코너에서만 10분 넘게 구경했는데,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통통한 가지가 시선을 끌었다.
  

누가 섬나라 아니랄까봐 해산물도 풍부하다. 던지니스인지 무슨 게인지 모르겠지만 척 보기에도 살이 많아보이는 게딱지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날이 주일이 아니고, 음식을 직접 해 먹어야 했다면 대여섯 마리 사서 쪄 먹자고 했을 텐데, 코스타 준비와 진행으로 해인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  


뉴질랜드 홍합이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는데, 코스타 첫 날 밤 강사들의 야식으로 홍합탕이 나왔을 때 알아봤다. 일단 크기부터 서너 배는 되는 것 같았고, 한정 없이 들어갔다.
 

광우병 안전지대이기도 하지만, 축산업이 주요 산업의 하나일 정도로 이곳 쇠고기도 맛있었다. 우리네 한우 격인 안심 스테이크용 고기가 좋아보였는데, kg에 26달러쯤 하니까 한 근에 만 오천 원이 안 되는 좋은 가격이다. 


요플레 좋아하는 둘째 때문에 어딜 가든 종류와 가격을 보게 되는데, 해인이 한국에선 못 먹어본 것으로 몇 개 샀다. 윗층에 있는 게 크기도 하거니와 보는 것만으로도 맛샘을 자극한다.

우리나라 치즈의 대부분은 뉴질랜드 자연치즈를 수입해 가공하는 건데, 치즈의 나라답게 역시 종류와 양이 다양하고 풍성했다. 우리가 치즈 하면 보통 생각하는 슬라이스 치즈는 치즈 취급도 거의 안할 정도였다. 집도 가까우니 여기 한두 번 더 오자 하고 안 사고, 결국 귀국 전날인 월요일 밤 늦게 민수와 다른 마트에 가서 몇 개 골라 사 왔는데, 지금까지 잘 먹고 있다. 


한 번 다시 올 요량으로 마트 외관은 찍지 않았는데, 결국 못 가게 되었다. 아마 다시 들렸다면 최소 한두 시간은 머물렀을 것이고, 지름신의 유혹을 경계하면서도 이것저것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집어들었을 것이다. 그런 추억을 남기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다시 기회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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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 채플

Posted 2011. 1. 16. 09:26,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혼자 버스 타고 다운타운을 걸으면서 발길 닿는 대로 몇 군데 다니려고 했는데, 마리아가 자신이 다니는 캠퍼스로 안내하겠다고 해서 오대를 가게 됐다. 오대는 오클랜드 대학교의 한국식 준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관광 명소를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특별한 계획이 없거나 이동에 자신이 없을 땐 그 도시의 대표적인 대학 캠퍼스를 걸어보는 것도 신선하다. 어바나 샴페인에서 일리노이 대학을, 산호세에서 스탠포드를, 도쿄에서 동경대를, 타이뻬이에서 대만대와 국립사범대를 걸어본 적이 있는데, 다 좋았다. 코스타 때문에 여름마다 몇 년간 걸었던 휘튼은 말할 것도 없고.^^ 

오대는 우리 식의 캠퍼스 개념이 아닌 도심지에 위치한 씨티 캠퍼스였다. 캠퍼스가 따로 구획되지 않고 주변 건물과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11월 말은 여름이 시작되는 날씨라 많이 걷지 않고 두어 군데 구경하다가 마리아가 시간 날 때마다 들린다는 오대 채플로 안내했다. 이 학교 동문 두 사람을 기념해 1964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그리 크지 않은 채플에서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오른쪽 벽면으로 시원하게 나 있는 창이었다. 불을 키지 않아도 될 만큼 천정까지 이르는 큰 창밖으로는 초록의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어, 답답하지 않고 보는 이들에게 창조의 경이를 느끼게 한다.


큰 창이 있는 예배당. 커튼으로 가리지 않아 창밖을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아 예배는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나온다. 새들백 교회도 큰 예배당의 한 면이 너른 창이어서 참 시원한 느낌이 들었었지. 

천정은 평평하지 않고 중앙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모아지는 형태다. 나무가 많은 나라여서인지 좋은 목재로 정갈하면서도 따듯한 느낌을 주었다. 목소리나 악기의 울림이 좋을 것 같다.

뉴질랜드니까 영국 성공회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은 십자가 양식이 강단 전면 중앙에 서 있다. 길고 흰 무명천을 걸쳐 놓은 건 무슨 의미일까. 뒷쪽 2층엔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곡선형 계단도 보기 좋다.


시간 날 때마다 이곳에 들린다는 마리아가 피아노로 CCM 한 곡을 들여주었다.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을 담은 연주였다.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하고 장엄한 연주보다 더 멋지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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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ity 55 Libraries

Posted 2011. 1. 11. 11:29,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도서관에 가본 지도 참 오래됐다. 어릴 적에 남산도서관, 고교 시절 정독도서관에,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국립중앙도서관에 간 적이 한두 번씩 있었고, 아이들이 어릴 때 시립 도서관에 그림책 보여주려 몇 번 데리고 간 게 전부인 것 같다.

물론 대학 시절엔 학교 도서관에 비교적 자주, 오래 다녔지만... 도서관 출입이 생각보다 희귀한 경험으로 남아 있게 된 데는 아마도 도서관보다는 서점을 많이 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공공의 도서를 이용하는 것보다 개인 소장 도서를 선호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보이는군.

그래도 어딜 가면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 보는 편인데, 2007년 가을에 직원들과 타이뻬이를 여행했을 때, 국립사범대 도서관이 준 문화적 충격은 대단했고(블로그 처음 부분에 사진이 있을듯), 코스타가 열리는 휘튼대학의 도서관도 좋았다.

오클랜드의 데본 포트를 걷다가 길가에 도서관이 있어 들어가 봤다. 입구의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아마도 오클랜드 인근의 55개 도서관을 카드 한 장으로 하나의 도서관처럼 연결,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리는 모양이었다. 

기본적인 서비스는 모두 합하면 350만 종(CD, DVD, 잡지류 포함)에 이르는 55개 도서관의 장서를 빌리는 곳과 반납하는 곳이 달라도 된다는 것이다. 기본 대여기간은책 종류는 4주, CD류는 2주란다(www.aucklandlibraries.govt.nz).  

한국에선 평소 가게 되지 않는 도서관이 외국에선 눈에 띄고, 혹시 나와 살게 된다면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그냥 들었다. 캠페인 브로셔 표지엔 책 종이로 만든 하트 두 개가 나란히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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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TANZ 애프터

Posted 2010. 12. 21. 09:43,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찜질방엘 가자, 짜장면을 먹자, 서울 가서 한 번 얼굴 보자는 말로 시작된 KOSTANZ(뉴질랜드 코스타) 2010 강사 애프터가 서울역 건너편 진진바라에서 있었다. 원래는 코스타 국제본부가 있는 방배동 근처 사당동에서 모이려 했지만, 웬만한 음식점은 연말 송년모임 회식 등으로 온통 예약이 꽉차 있는 통에 서울역까지 가게 됐다.

반가운 얼굴들이 속속 나타났다. 몇 분은 불가피한 선약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연말에 이 정도면 상당한 출석율이 아닐 수 없다. 확실히 뉴질랜드 코스타는 뭔가 잡아끄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자정 비행기로 케냐에 돌아가는 임 선교사(좌중에서 가장 패션 감각이 돋보인다)와 홍 선교사 부부, 홍 목사 부부, 국제본부의 유 목사에 소울 싱어즈까지 다들 뉴질랜드의 추억과 근황을 나누며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탁 소장(내 뒤에 트로피인 양 선물을 들고 있다^^)은 유쾌했고, 추억의 선물교환 프로그램도 쌈빡하게 진행했다. 난 이런 추첨에선 거의 처음으로 왕에 뽑혀 원하는 선물을 먼저 고르는 특권을 누리기도 했다(포장지에 싸여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해외에서 열렸던 대회의 강사들이 이렇게 서로를 기억하면서 메일을 교환하고 한자리에 모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25개 정도 되는 국제 코스타에서도 북경 코스타밖에 없었는데, 변방 뉴질랜드 강사들이 일을 낸 것 같다. 해인과 의전국 스탭들, 이쯤 되면 2011년 강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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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estrians

Posted 2010. 12.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로토루아의 마오리 민속촌을 걷다가 반가운 팻말을 만났다. P.E.D.E.S.T.R.I.A.N.S.^^ 유황 간헐천을 구경하는 길에 위험방지 목적으로 보행로로만 다니라는 푯말인데, 블로그 대문 사진으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울 동장군의 위세가 대단해 요즘은 산책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난 3년간 산책이 주는 즐거움이 컸다. 운동삼아, 시간 보낼 겸, 생각을 줄일 겸 그리고 때론 안식을 누리는 방편으로 산책과 산행은 시나브로 내 삶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안식>에서 마르바 던이 말한 그침-쉼-받아들임-향연(Ceasing-Resting-Embracing-Celebrating)의 사이클을 조금은 경험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좀 더 의미 있고 몸에 배려면 좀 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일하는(Studying-Working) 일상의 삶이 전제되어야겠지만.

라벤더가 피어 있고, 펀(Fern)이 흐드러진 숲길을 걷는 색다른 즐거움도 누렸다. 개인 여행을 왔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좀 더 울창한 숲이나 산을 찾아 반나절 트레킹에 나섰을 것이다. 뉴질랜드는 피데스트리언들의 천국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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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카토 폰트들

Posted 2010. 12. 1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요즘은 디자인을 모르면 여러가지로 불편한 시대가 되었다. 예전엔 업무 영역이 서로 확연히 구분돼 있어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전유물로 여겼지만, 요즘은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디자인 감각이 필요해졌다. 비록 디자이너들처럼 디자인 스킬을 구사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디자인을 보는 눈이랄까 감각은 갖출수록 좋은 시대가 된 것이다. 

뉴질랜드 코스타가 열린 해밀턴의 와이카토 대학 교정은 디자인을 좋아하는, 그 중에서도 폰트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을 좋아하는 내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담벽에 건 이 대학의 앰블럼은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컬러로 심플하게 이루어졌다.


학교 건물 안내판도 차분하고 세련된 폰트로 우선 찾기 쉽게 돼 있다. 누구나 쉽게 찾아보게 하기 위해 얼마나 연구하고 이런저런 시안을 만들어 본 끝에 이런 완성작이 나왔을지 조금 짐작이 된다.
 

단과대학 건물과 대학 시설 벽에 장식된 로고도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특성을 잘 살렸다.

학생회관으로 보이는 건물엔 여러 시설과 샵이 입주해 있는데, 인쇄소와 약국 안내판도 단순 명확해 보인다. 관광을 중시하는 나라답게 대학에도 여행사가 들어와 있다. 여행사의 로고는 확실히 조금 화려한 편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졸업후 직장을 구하는 일은 우리나 그네들이나 공통된 주요 관심사이다. 직업 안내소 입간판은 조금 역동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학생조합은 무슨 명함같이 보수적인 디자인을 사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학생회관 건물 1층 넓은 자리엔 봉고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한쪽으로는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입지 좋은 곳에서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가 학생들과 교수들,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카페 간판도 신선했지만, 대표 메뉴로 호객하는 입간판들의 손글씨도 뭔가 세일하는 느낌을 주면서 손님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점심 도시락과 스시도 팔고, 아보카도와 베이컨에 토마토를 곁들인 13불 짜리 베이글은 학생들에겐 조금 센 가격이지만, 맛은 있겠다.
 

근데, 전세계 어디서나 코카콜라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구나. 피할 수 없으면, 엔조이해야겠군.^^ 마신 병은 돌려달라는 환경재생 캠페인이 깜찍해 코카콜라의 화려한 상술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 

해밀턴 시내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버스가 학교 구내를 다니고 있었다. 처음 와 본 곳이고, 순서를 맡은 대회만 아니었으면 저런 버스도 슬쩍 한 번 타고 두어 시간 다녀오는 건데.. 노선 중엔 무슨 아울렛 간다는 버스도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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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이 - 마오리 요리

Posted 2010. 12. 17. 11:51,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마오리 민속촌을 구경하기 전에 점심시간이 되어 전통음식인 항이(Hangi)를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았다. 버터와 빵에 발라먹는 쨈도 아니고 살사 쏘스 비슷한 게 놓여 있었다. 뉴질랜드는 빵도 맛있지만, 버터가 괜찮았다. 한국에선 버터 한 조각이면 두 사람은 먹을 텐데, 맘껏 발라 먹을 수 있어 좋았다. 

 

항이가 나왔다. 스테이크 한 조각에 옥수수, 호박, 감자와 야채 샐러드가 곁들여 나왔다. 뜨겁게 달군 돌화덕 위에 몇 시간이고 푹 구워 먹던 고기를 말하는 것 같았다. 식사 후에 민속촌을 거닐다 보면 옛날 마오리들의 가옥과 생활 터전을 재현해 놓았는데, 거기서 예전에 항이를 만들던 화덕을 볼 수 있었다.

맛은 so so. 전통 음식을 맛보는 재미 정도지, 대단한 맛은 아니었다. 뉴질랜드 스테이크를 언제 또 먹어보랴 하는 기분으로 옆에 앉은 지선이가 반 이상 남기길래 먹어줬다. 누군가 옥수수를 칼로 깎아 먹기 좋게 만드는 신공을 보여주었다.

레스토랑 벽엔 마오리 조상들의 역사와 생활상을 그린 그림들이 대어섯 점 붙어 있어 그네들의 아픈 역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

 


버터와 함께 이 집 커피 맛이 괜찮았다. 숏 블랙, 롱 블랙, 플랫 화이트, 모카치노 등 한국에선 흔히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아래는 이네들이 즐겨 마시는 플랫 화이트다. 한 잔은 누가 갖다 줘서, 또 한 잔은 직접 눌러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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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리 민속촌

Posted 2010. 12. 12. 07:12,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뉴질랜드 하면 가 보지 않은 이들도 단박에 떠올리는 게 마오리(Maori) 원주민일 것이다. 호주 원주민 애버리진(Aborigine)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이름이다. 아름다운 사랑 노래 <연가> 때문이기도 하고, 럭비 하기 전에 혀를 쑥 내밀며 무서운 표정 짓는 세레모니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점심으로 마오리식 음식 항이(Hangi)도 먹을 겸 마오리 민속촌 테 푸이아(Te Puia)를 찾았다. 공연도 있다는데, 아쉽게도 우리는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봤다. 입구부터 강렬하고 독특한 마오리 문양을 통과하게 한다.
 

전봇대 같은 나무기둥에 날렵한 날개 같기도 하고, 배를 젓는 노 같기도 한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멋있어 보여 체면 불구하고 인증샷 시도.^^ 키가 저 정도만 돼도 좋았겠다.


마스크 같은 얼굴 부위가 강조된 다양한 토템이 상징물처럼 중간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 컬러나 문양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을 텐데, 점심 때가 조금 지나서인지 자세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긴 단어일 듯 싶은 마오리 말인데, 그냥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된다고 한다. 테 와카레와레와탕가오테오페타우아아와히아오. 맞는지 모르겠는데 심심하면 한 번 발음해 보시라.^^ 와히아오 부족의 집단 거주지였던듯.


마오리들이 살던 집과 살림, 마을을 작게 복원해 놨다. 처음에는 고기를 잡아 먹고 버렸을 텐데, 저렇게 말려 먹는 보존 기술을 체득한 것 같다. 그래서 뉴질랜드가 치즈의 왕국이 된 건가?^^
 

조금 올라가 보니, 한 시간에 두세 번 뿜어댄다는 유황 간헐천이 나온다. 높이 솟구칠 때면 물기둥이 15미터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것도 복불복인 게, 분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높이 솟구치는 장관을 구경하지 못하거나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땐 마침 어느 정도 솟구쳐 주었다.

여기도 산책로를 만들어 놓고 멀찍이 잘 내려다 보이는 포인트에 벤치들이 마련돼 있어 느긋한 노년 관광객들은 편안하게 앉아 다음 번 분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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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로토루아 박물관

Posted 2010. 12. 11. 06:19,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토요일 오전 신나는 팜 투어를 마치고 점심 때가 되어 마오리 전통 음식을 먹으러 가는 길에 있어 그야말로 사진 찍기 위해 잠깐 들린 곳이 있는데, 이전엔 주정부 청사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박물관이 된 건물터였다. 

그런데 이 날 따라 날씨도 너무 화창했지만, 멀리서 봐도 무슨 동화 속 궁전 같은 건물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드넓은 앞마당 잔디밭과 양털 구름 둥둥 떠다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어찌 보면 위풍당당, 또 어찌 보면 새색시마냥 곱고 얌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잔디밭만 있으면 심심할까봐 한쪽으로 예쁜 꽃들을 심어놨다. 잔디와 꽃밭, 하늘과 구름이 한데 어울리는 게 마치 파트별로 조화를 잘 이룬 합창이라도 듣는 기분이었다. 짧지만 정말 멋진 순간을 누렸다.  

원래 방문하려던 코스가 아닌데, 기사 분이 잠깐 안내한 곳이라 건물 내부는 구경하지 못하고, 중앙 입구의 기념품 샵만 잠깐 눈으로 구경했는데, 이런 건물은 오히려 이렇게 속속들이보다는 겉으로만 구경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첫 인상이 끝내주는 미인을 보는 것처럼.^^

박물관 앞 넓은 잔디 운동장 옆으로 나즈막하지만, 있어보이는 건물이 있었는데, Blue Baths란 뉴질랜드 최초의 공중목욕탕이었다. 1930년대에 오픈했다고 얼핏 본 것 같다.

 

잔디밭은 굉장히 공들여 관리하는 듯 무척 매끄럽고 짧은 잔디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모자부터 셔츠와 바지에 운동화까지 하얀색으로 우아하게 멋을 낸 할머니들이 잔디에서 하는 볼링 경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부러운 노년 풍경이다. 

문득 엊그제 읽은 잡지글이 떠올랐다. <Christianity Today 한국판> 12월호에 내가 좋아하는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 목사가 동료 목사들의 설교를 논하면서 목사들이 성경만 이야기해선 안 되고, 그 설교를 듣는 성도들의 연령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인상적인 글이었다. 기사의 제목은 "Incarnate Preaching"이었고, "땅으로 내려온 설교"로 옮겼다. 가령 내 나이대인 50대에게 설교할 때는 그들의 다음과 같은 평소 고민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1. 젊은 사람들이 나를 퇴물 취급하지 않을까?
2. 내 건강이 왜 점차 나빠지는 걸까?
3. 내 주변에는 왜 좋은 친구들이 많지 않을까?
4. 자녀들이 출가하면 우리 부부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5. 나는 만족스런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걸까?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20대 친구들의 고민도 설교자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1.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차별되는 나만의 개성은 무엇일까?
2.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3. 누가 나를 사랑할까,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4. 나는 무엇을 중심으로 살아야 할까?
  
이런 실제적인 고민과 문제의식이 담긴 설교를 해야 졸지 않고 제대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백 번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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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팜 투어

Posted 2010. 12. 10. 00:08,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로토루아 유황 호수 산책을 마치고 토요일 오전엔 뉴질랜드 여행의 18번 격인 팜 투어(Farm Tour)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코스타를 끝내고 노천 온천을 간다길래 지친 강사들을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게 하는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토요일 오전 오후에 걸쳐 뉴질랜드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두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TV에서나 보던 농장 체험과 마오리 민속관 관람. 하도 코스타 일정이 빡빡해 이런 건 이번엔 근처도 못 가보겠구나 했는데, 써프라이즈~ 깜직한 의전국 녀석들 같으니라구.^^

대형 트랙터 뒷칸에 앉은 우리를 처음 맞아 준 녀석들은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청정 
소들. 광우병 난리 이후 한국엔 지금까지 호주산 쇠고기들이 인기인데, 뉴질랜드 쇠고기도 그 못지 않게 맛있다고 하는데, 드넓은 목초지에서 맘껏 다니며 풀을 뜯어 먹기 때문이란다. 웃기는 얘기는, 뉴질랜드에선 맥도날드 패티도 뉴질랜드산을 써서 맛있다나.

타조도 여러 마리 봤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웃기게 생긴 녀석들과도 먹이를 주며 
어울려 놀았다. 동물 매니아인 로즈매리가 왔으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포비아까진 아니어도 이런 데 별 관심없고 재미 못 느끼는 나도 정작 가까이에서 보니까 신기하긴 했다. 

중간에 키위 농장이 넓직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가이드의 말로는 이 넓은 농장을 달랑 두 사람이 농사 짓는다고 한다. 잠시 쉬면서 꿀도 맛 보게 하고, 키위로 만든 와인과 쥬스를 시음하게 했는데, 그거 맛이 괜찮더군.

한국인 가이드의 재치 있는 입담과 함께 농장을 한 바퀴 돌며 콧바람을 쐰 다음엔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20여종의 양을 일일이 소개받았다. 한 번에 두 종씩 등장시키면서 모양과 특성, 용도 등을 소개했다. 식용으로 쓰는 양은 머리쪽이 검다든지, 양털 중에 최고로 치는 건 메리노라든지 하는 것을 처음 배웠다. 메리노 울로 유명한 양은 그래서 그런지 품위 있게 생겨 보였다. 
 

그 다음엔 양털 깎기 시범이 있었다. 희한한 것은, 숙련된 목동이 털을 깎으려고 양을 잡으면 양이 순순히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털 깎는 기계를 이용해 숙련공은 하루에 수백 마리의 양털을 깎는다고 한다.

털이 다 깎인 양은 12시간 정도 지나면 피부에 기름끼가 돌면서 건강에 하등 지장이 없어 몇  달 뒤 다시 정기적인 털깎이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것도 신기했다. 

 

즉석에서 깎은 털을 관객들에게 만져보라고 던져 주는데, 기름끼가 느껴졌다. 그 다음엔 괜객들이 참여하는 몇 가지 재미있는 순서들이 이어졌다. 우유 빨리 먹기 시합 한다고 불러내선 새끼양한테 우유 빨리 먹이기로 바꿔 폭소를 자아냈다. 

다시 밖으로 나오니 양치기 개 시범 쇼가 벌어지고 있었다. 양도 양이지만 훈련 받은 개들이 이리저리 양을 몰아대자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무척 좋아들 했다. 우리를 위해서인지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농장 투어도 다양한 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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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루아 아침 산책

Posted 2010. 12. 9. 11:12,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노천 유황 온천인 폴리네시안 스파(Polynesian Pools)에서 한밤중에 특별한 온천욕을 즐겼다. 너무 늦게 가서 폐장시간까진 한 시간 남짓 남았지만, 그 정도로도 남반구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온천욕 즐기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딱 한 가지만 빼놓고.

약간 어두운 곳이 호수로 연결되고 있었는데, 중간에 무심코 겁도 없이 혼자 몇 걸음 내딛다가 그만 보기 좋게 넘어지고 만 것이다. 완만한 계단 같은 길이 갑자기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손바닥과 오른쪽 어깨와 엉덩이 아래로 제법 타박상을 입었다. 두 주 정도 됐는데도 그 상처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으로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호텔 근처를 산책하다가 로토루아 호수(Lake Rotorua)로 연결되는 작은 숲길에 들어섰다. 유황 냄새가 자욱한 게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우연히 들어선 길인데, 귀국해 검색해 보니 테 아리키로아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유황(Sulphur) 증기 지대로 뉴질랜드의 10대 탐조지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많은 새를 구경하는 포인트였다. 와우~ 내가 이런 행운을 맛봤다니! 진짜 새가 많았다. 


갈매기와 가마우지를 비롯해 여러 물새류의 서식지였던 것이다. 새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던 나는 그저 부리가 빨갛고 까맣다든지, 몸통 아래쪽에서 꼬리까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새들이 그저 신기하게 보였다.
 

유황을 분출하는 풍경은 멀리 봐도 가까이 봐도 신기했다. 내가 밟고 서 있는 땅이 계속 끓고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하늘의 구름과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오래 전에 마오리족은 유황 온천과 진흙탕을 음식을 해 먹거나 목욕물로 이용했단다. 유황천으로 인해 나무나 식물이 자라지 못할 것 같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거뜬히 공존하는 끈질긴 생명력은 경이로웠다. 사진도 찍을 겸 거수 경례를 붙여봤다.^^


고사목은 그 자체로도 멋있다. 어떤 나무는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을 지낸다고 하는데, 이 친구들이 그러지 싶었다. 냄새는 진했지만 물 색깔은 뿌옇고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걷다가 팜 투어(Farm Tour)가 예약돼 있어 아쉽지만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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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전골과 아이스크림

Posted 2010. 12. 8. 10:51,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아침 출근길에 눈발이 조금 내리는 듯 싶더니 지금은 소강 상태다. 오후 늦게 제법 눈이 온다고 하는데, 찌뿌듯한 날씨가 불현듯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사슴 전골 생각이 나게 한다. 

화요일 오후에 시작한 뉴질랜드 코스타는 금요일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해인을 비롯한 간사들이 마지막 정리를 하는 통에 강사들과 의전국 간사들은 버스에 몸을 싣고 로토루아(Rotorua)란 이름난 관광지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코스타가 열린 해밀턴에서 2시간 정도 걸렸다. 가는 길은 끝없는 목초 지대였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 한식당을 찾았다. 한국 관광객들도 제법 오는지, 옆자리엔 30명이 족히 넘는 단체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버섯불고기 전골인데, 우리 몇몇은 흔히 먹어볼 수 없는 사슴 전골을 시켰다.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국물도 잘 끓인 쇠고기 전골 맛이었다.

뉴질랜드는 관광지도 저녁 이후엔 한산하다. 아렇다 할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가 없기 때문이다, 놀기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한국 사람들에겐 답답할 수 있지만, 나같은 스타일엔 딱 어울리는 동네다. 우리 사람, 이런 한적한 분위기 의외로 좋아한다.

다들 아이스크림 생각이 나 맥도날드에 가려다가 아이스크림도 있는 카페를 찾았다. 수고한 간사들을 위해 연장자 격인 내가 사려 했는데, 결국 사업하시는 3백만 마일리지의 소유자 권 장로님이 쏘셨다. 씨치오라고 읽는지, 치치오라고 읽는지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안이 넓은 이탈리안 카페였다. 식사도 할 수 있고, 와인바도 있고, 우리처럼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시킬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뉴질랜드도 제법 알아주는 와인 생산국이다. 마트의 와인 코너도 풍성하고 데본포트에도 와인만 파는 큰 와인샵이 두어 개 있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구경만 했다. 다음날 팜 투어를 하다가 주는 키위 와인만 한 잔 시음했을 뿐이다. 맛있더군.

이 집도 직접 만든 케이크류가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조각도 큼직큼직했다. 키위들에겐 1인분이 우리에겐 두세 명이 하나 시켜도 될 만한 크기였다.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 탓이리라. 7월에 해인과 함께 들렸던 시카고의 치즈 팩토리만은 못해도 다양한 케이크류를 구비하고 있어 군침 돌게 만들었다.  
 

카페 인테리어도 나름 독특했다. 뭔가 활기차 보이고, 스토리가 많은 분위기다. 서브하는 언니들도 날씬과 통통의 대조가 완연했다. 칠판에 백묵으로 말풍선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는데, 자세히 안 봐도 한마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 Seize the Day)하자고 권하는 분위기다. 말풍선 하나는 스트레스 받을 때 자기네 디저트 하면서 성질 죽이라고 점잖게 권하고 있다.
  

예상대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의 양이 장난 아니게 나왔다. 게다가 달기도 무지 달다. 이런 거 사람수대로 시켰다간 돈도 돈이지만, 절반 이상 손도 못 대고 나와야 한다. 이럴 땐 한두 개 시켜본 다음에 나오는 거 보고 다시 주문하는 게 장땡인데, 약간 업 된 분위기에서 이런 칼계산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반쯤 남겨 싸 갖고 왔다. 

즐거운 대화와 유쾌한 나눔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니 어느덧 9시 반. 11시까지 한다는 로토루아의 명물 노천 유황 온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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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World

Posted 2010. 12. 6. 11:02,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이번 뉴질랜드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첫 손가락에 꼽을 곳이다. 물론 로토루아의 자연도 좋았고, 데본포트를 비롯해 잠깐씩 가 본 곳들 가운데 맘에 드는 곳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마지막날 오전에 들린 크래프트월드를 빼놓으면 무척 서운할 것 같다.

이날 안내를 맡은 마리아에게 해인은 내 취향과 관련해 꼭 들려야 할 곳 리스트를 전화로 불러 주었는데, 그 중 하나다. 무슨 대단한 곳이길래 iami가 쏙 빠졌나 궁금할 텐데, 뉴질랜드 수공예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으로 생각보다 넓었다.  

작은 부스들이 통로를 중심으로 길게 연결돼 있는 구조였는데, 부스마다 다양한 수공예 장인들의 작품이 가격표와 함께 진열돼 있었다. 손으로 만든 각종 공예품과 상품들이 시선을 잡아끌었고, 중간중간 맘에 드는 작품들 앞에선 한참을 구경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동원님이 블로그에 나를 그릇 사 오는 남자로 소개해 오래 연락이 닿지 않던 선배 부부와 통화하는 일이 있었듯, 나는 이런 예쁜 접시들을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긴다. 다행히 몇 번의 경험으로 이렇게 보기는 좋지만 가져오는 데 불편한 것들은 후순위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발길을 잡아끌면서 지갑을 만지작거리게 만든다.   

작은 부스마다 이 나라 특유의 문양과 작가의 창의성이 결합된 다양한 작품들이 예상보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 선을 보이고 있었다. 부스마다 노란 색지로 된 안내판은 부스 크기와 한 달치 부스 임대료를 밝히고 있었다. 대부분 가로 120-150 센티를 빌려 전시하고 있었다. 세로 높이는 사람키 정도 됐다. 


중간에 잠시 차 한 잔 하면서 쉬어가는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다. 처음엔 함께 구경하던 마리아와 지선은 결국 중년 남성의 못 말리는 아이쇼핑에 지쳐 저 자리에 앉아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대화의 꽃을 피워야 했다. 

사실 이런 공간이 누구에게 필요하겠는가. 집안 꾸미길 좋아하고 공예품을 좋아라 하는 아내가 구경하는 동안 남편들이 아이와 함께 무료함을 달래는 공간 아니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벽면 한쪽엔 이런 남편 활용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문구와 조건에 조크가 실려 있다. 

결국 한 시간 반 정도를 구경하다가 점 찍어둔 것들 가운데 세 개를 샀다. 유기농 오렌지 마말레이드 한 병($8)과 나무로 만든 걸이용 주부 인형($17)과 뉴질랜드 지도와 키위 새가 함께 그려져 있는 30×50 센티 크기의 역시 벽걸이용 까만색 나무 지도($35)를 샀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북섬의 큰 도시 셋을 방문했다. 오클랜드 - 해밀턴 - 로토루아. 첫 여행을 알차게 보낸 느낌이다. 표면이 매끄럽게 광택 처리돼 베란다에 뉘여놓고 사진찍는 내 얼굴과
우리집 베란다가 지도에 반사됐다.^^ 그래, 이런 지도를 샀다는 얘기는..

타일 장식이 멋진 사각 거울이라든지, 뉴질랜드풍의 원색적인 그림이 그려진 접시도 몇 개 사고 싶었지만, 패킹하다 보면 너무 짐이 될 것 같아 마음을 비웠다. 내가 만약 다시 뉴질랜드를 간다면 그 때는 로즈매리와 함께일 가능성이 크고, 그 이유는 나보다 더 이런 공간을 좋아할 그녀에게 여길 보여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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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onport의 오래된 책방

Posted 2010. 12. 4. 09:19,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데본 포트의 거리는 그리 긴 편이 아닌데도 서점이 대여섯 군데나 있었고 도서관도 있어 놀라웠다. 그만큼 찾는 이들이 있다는 말이고, 이 거리의 문화적 수준이랄까 오클랜드 시민들의 교양을 짐작하게 해 주었다. 

그 중 서점 이름도 데본포트 빈티지 책방이란 데가 단연 눈에 들어왔다. 빈티지란 이름에서 짐작되듯 중고 서적과 옛날책들을 파는 오래된 책방이었다. 모르긴 해도 단골이 꽤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주인장도 책방에 어울리는 노인장이었다. 선생이 나오는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청하니 흔쾌히 환하게 포즈를 취해 주신다. 이런 요구를 가끔 받는 것 같았다. 이런 책방은 구석구석 보물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커서 머무는 시간만큼 얻는 게 많을 것이다.

한쪽 코너엔 키 작은 4층 책장에 양장본들만 모여 있는데, 하나같이 고풍스럽고 애서가들과 책벌레들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일일이 펴보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림이 됐다. 

이 거리엔 화랑도 몇 곳 있었는데, 그 중 직접 그림을 그리는 화백이 운영하는 싱클레어와 바클리 갤러리에 들어가 봤다. 마침 로빈 바클리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듯, 그림을 항공화물로 안전하게 운송해 준다는 안내말도 있었다. 로빈 화백은 유화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데, 이런 그림은 감상하기도 좋아 한 장쯤 살까도 생각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참았다.


바닷가 벤치에 오클랜드 사람들이 한적한 주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직접 그리는 그림도 멋있지만, 이렇게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좋은 그림이 된다. 산책하는 연인들, 조깅하는 여성들, 너른 잔디밭에 가족과 둘러앉아 쉬는 사란들, 그리고 낚시하는 사람들로 데본포트는 살아 있었다.


아, 이 동네의 주인을 빼먹을 뻔 했는데, 갈매기과의 부리와 꼬리색이 다른 새들도 유유히 주일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녀석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냥 무슨 상념에 젖어 있는 건가. 

해인은 데본포트를 걷다가 시간이 남으면 페리를 타고 오클랜드 시내로 건너가 구경하다가 거기서 만나도 된다고 했는데, 페리를 한 번 타 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았다. 페리 위에서 바닷 바람을 느끼며 스카이 씨티를 중심으로 스카이 라인이 그런대로 괜찮은 다운타운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