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지 않는 예배
등록 교인은 아니지만, 지난 가을부터 다니고 있는 새문안교회도 이번 주일부터 당분간
예배당 공간 출입을 못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 영상예배로 대치한다는 TV뉴스와 광고가 떴다.
모르긴 해도, 아마 130년 넘는 이 교회 역사상 거의 초유의 일이 아닐까 싶은데(신사참배를 강요
받던 일제 강점기 말과 난리통에 다들 피난 갔던 한국전쟁 땐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한 번에
수천 명씩 운집하는 대형교회들 다수가 비슷한 형편인 것 같다.
교회 중직자나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도로서 착잡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건데, 한두 주면 모를까 행여
달을 넘기면서 장기화 되진 않을지 우려된다. g가 다니는 교회도 모이지 않고 인터넷 영상예배로
대치한다던데, 워낙 다중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게 문제의 소지가 있고, 위험을 촉발시키는 상황에서
교회 크기와 관계 없이 적잖은 교회가 이런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외부 상황에 따라 교회당이 문을 닫고 안 모이게 됨에 따라 주일
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신자의 루틴(routine)이 서서히 허물어져 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무슨 그런 노파심이냐, 이런 현상은 잠시뿐이고, 이럴수록 강해지고,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이라며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모이지 않는다고 교회가
아닐 수 없고, 모이지 않는다고 예배를 안 드리는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괜한 기우겠지?
그래도 신자들의 의식(ritual)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는 것과 동시에 상당수의 교회가
모이지 않게 됨에 따라 헌금 등 교회적 비용은 적지 않은 차질을 빚겠지만, 사회적 비용은
크게 줄어드는 뜻밖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일단 움직이지 않는 차량들이 수천, 아니 수만 대에
이를 것이니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적으로도 적잖은 영향을 줄 테니 말이다. 사상 초유의,
미증유의 무회중 예배가 어떤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킬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