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종일산행

눈 덮인 노고단

iami59 2021. 11. 15. 00:00

목요일 오전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온도는 1도였는데, 노고단 고개까지 눈길을 한 시간 오르면서  눈부신 설경에 압도돼 추운 줄 몰랐다. 20여분 더 걸어 드디어 지리산 3대봉 중 하나라는 노고단(1,507m)에 오르자, 제법 넓은 정상부는 칼바람까지 맹렬하게 불어대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 가까웠다. 

 

가을의 끝을 보러 왔는데, 겨울의 중심을 통과하고 말았다. 노고단엔 크고 장대란 돌탑이 서 있었는데, 눈발이 날리고 칼바람에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제대로 감상하기는커녕 몇 분 머물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 옆의 커다란 정상석도 겨우 글자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운해도 볼 수 있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볼 수도 없었다. 

 

노고단과의 첫 만남은 2, 3분 남짓 서둘러 한 바퀴 둘러보고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아니, 아쉽기는커녕 이 계절에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멋진 선물로 맞아주었으니 행운을 준 셈이다. 최고봉인 천왕봉(1,915m)까진 그렇고, 제2봉 격인 반야봉(1,732m)까진 날씨 좋은 날에 갔다올 수 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