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Oisii Japan

교토는 벌써 35도

iami59 2025. 6. 22. 00:00

6월 중순의 교토는 기대했던 대로 많은 것을 보여 주면서 흡족케 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복병이 숨어 있었다. 연일 33, 34도를 오르내리며 체감온도 37도에 이르는 때이른 무더위가 나흘 내내 이어졌다. 한두 주 전부터 비가 제법 올 거라는 예보에 우산을 하나 더 가져가야 하나 마나 고민하던 게 무색할 만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따갑고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었다. 

 

우리도 둘째날부턴 반바지 차림으로 다녀야 할 정도로 도시가 온통 찜통이었는데, 올여름 더위를 이웃나라에 와서 미리 영접하는구나 싶었다. 어딜 가든 여행지에서는 하루에 2만보 안팎을 걸어다녀야 하니, 걷는 내내 차가운 음료 생각이 간절했다. 카페나 식당, 버스나 지하철, 서점과 마트 등 에어컨 바람이 있는 데서 중간중간 재충전하지 않았다면 더 일찍 지쳐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토의 더위'도 경험할 수 없었을 거라며 기꺼이 의미 부여를 할 만큼 좋은 여행지였다. 봄가을, 하다못해 겨울의 교토는 이보다 더 좋을 거란 기대감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교토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교토 지리도 대충 익숙해졌으니 다음엔 어디에서 묵고, 어디를 가고, 이런 걸 먹어야겠구나를 답사하고 온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