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센스 있는 응대

iami59 2025. 9. 3. 00:00

우리말엔 존대어와 함께 반말이 있어 때에 맞게, 사림에 맞게 응대하곤 한다. 둘을 섞어서 잘못 쓰면 자칫 예의나 경우가 없는 사람이 되기 쉽다. 물론 절친한 사이에선 용인이 되고, 그런 게 더 친근하고 허물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잘 구분해 사용하는 걸 요구한다. 두 달에 한 번 가는 송파나루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미용실 입간판은 다소 맹랑해 보이는 반말투가 시선을 끈다.

걸죽한 충청도 사투리로 영업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리는 건데, 이걸 보고 반말투라 기분 나빠할 고객이나 행인들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센스 있는 응대라고 입가에 미소를 짓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아래에 작은 글자로 덧붙인 ”어째 나 집에 가 버렸슈. 내일 오면 확실하게 챙겨드려유“에선 포복절도까진 아니어도 이 집 주인장의 유머 감각에 경탄할 이들도 적잖을 것 같다.

요즘 찍은 건 아니고, 산에 자주 다니던 7, 8년 전 어느 산 어귀에 있던 작은 주막에선 단도직입적으로 합판에 빨간 페인트로 “들어와“라고 쓴 입간판을 본 적 있다. 이걸 명령조로 받아들여 기분 나빠할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산객은 얼씨구나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하며 들어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