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9월 새벽산책
iami59
2025. 9. 5. 00:00

선과 강이 지척에 있는 천혜의 조건을 안고 누리며 살고 있지만, 여름날의 산책은 쉽지 않다. 월간 행사 정도로 거의 개점휴업 상태로 지내다가 9월이 되면서 슬슬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건 일도 아니지만, 관건은 창밖으로 보이는 아침노을이 연출하는 기세다.
오랜만에 동이 막 터오르는 시간에 집을 나섰다. 대단한 일출까진 아니어도 예봉산 허리에 물안개까지 둘러서 제법 볼만한 풍경이었다. 강 건너엔 산줄기들이, 팔당대교가 지나는 한강과 습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생각 같아서는 거의 매일같이 같은 시간대에 나와서 변화하는 계절의 풍경을 잡아내고 싶지만, 월간에서 주간 정도로 간격을 좁히는 게 우선이다.

습지의 수양버들은 풍경을 가리는 것 같아도, 그 자체로 풍경이 되어 준다. 나무와 나무 사이엔 칡덩쿨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들은 커다란 강아지 처럼 생겼다. 무덥고 가물었다고는 해도, 이들이 지닌 왕성한 생명력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조금 더 선선해지면 아내와 저녁 산책도 슬슬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