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One Battle After Another

iami59 2025. 10. 12. 00:00

추석 연휴에 해인이네 갔다가 디카프리오 영화가 끝내준다는 말을 듣고 수요일에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봤다. 휴일 오후여서인지 오랜만에 절반 이상이 찬 객석에서 봤는데, 2시간 40분의 제법 긴 러닝타임이 하나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흥미로운 영화였다. 내년에 오스카 트로피를 한두 개는 가져갈만한 수작(秀作)이었다. 

 

타이틀은 직역하면 한 싸움 뒤에 또 다른 게 터진다는 의미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혁명'의 의미로 쓰여, 미국이 안고 있는 긴장과 사회상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다. 보호소에 수용되거나 쉼터에서 보호받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싸우고 단속하는 주제는 잠깐 딴 생각을 하거나 한눈 팔지 않도록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후반부의 길게 펼쳐지는 굴곡 있는 도로 추격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익히 잘 알려진 디카프리오는 찌질한 이미지로, 숀 펜은 냉혈한 연기로 영화를 이끌었고, 전반부만 출연했어도 흑인 여성 전사 특유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테야나 테일러의 날 것 그대로의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후반부에 딸로 나오는 체이스 인피니티의 연기도 괜찮았다. 음악도 한몫하는데, 라디오헤드 멤버 조니 그린우드가 <팬텀 쓰레드>에서와는 다른 분위기로 영화에 집중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