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쓰레기통 앞 해바라기

iami59 2018. 8. 12. 00:00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장면과 조우할 때 아스라한 느낌을 받곤 한다. 우리 아파트 주차장

중앙 지붕 옆엔 띄엄띄엄 해바라기가 심겨 있는데(7/7/17), 요즘 같은 폭염이 두세 주 이어지노라면

아무리 해를 좋아하는 해바라기라도 서 있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올여름엔 작년엔

보이지 않던 자리에서 해바라기가 꼳꼳이 서서 출퇴근길에 눈인사를 건네왔다.

 

주민들이 매일 같이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 앞인데, 조금 생뚱맞아 보이는 장소라 더

눈에 띄고 빛나 보였다. 쓰레기통 옆에 피어난 해바라기라니,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인데,

그래서 그런지 더 보기 좋았다. 실화라기보다는 만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는데, 찌고 볶아

환장하게 만드는 더위를 잠시나마 잊고 입가에 미소와 탄성이 흐르게 만들었다.  

 

신기해 하면서 사진을 찍는 내게 누가 일부러 여기다 심은 건 아니고, 바람결에 해바라기

씨가 굴러와 키 작은 나무틈에 자리를 잡은 모양이라며 경비 아저씨가 말해 주었다. 하고 많은

자리를 두고 하필 이런 데서 자라는지 모르겠지만, 개의치 않고 쑥쑥 피어나 덕분에 쓰레기통

주변이 환히 밝아졌다. 더 신기한 건, 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에 다른 해바라기들은 축

늘어져 있지만, 이 친구는 쌩쌩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명당 자리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