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해바라기
Posted 2017. 7.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두어 주 전부터 아파트 지상 주차장 가운데 지붕 근처와 환기구 옆에 해바라기들이 피어났다.
전엔 없었는데 줄줄이 활짝 꽃을 피워내면서 비로소 그 존재를 알게 됐다. 하루 종일 주차하는
차들의 뒷꽁무니에서 배출되는 배기 가스들을 맞아야 하는 곳이라 나무와 꽃들에겐 썩 좋은 환경이
아닌데도 해바라기 특유의 방긋 웃음을 지어주니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옥수수나 수수처럼 키가 큰 식물이지만, 아직 어린 걸 감출 수 없는지 삐죽 솟아난 줄기를
지탱하기 위해 제 키만한 지지대를 세워 끈으로 몇 군데를 묶어두었다. 이파리들까진 어떻게 견디겠지만,
꽃이 피고 촘촘히 맺히는 씨를 간직하기엔 버거웠기 때문일 것이다. 행여 지나다니는 이들이 지지대
끝에 찔리기라도 할까봐 경비 아저씨들이 끝을 칭칭 말아 놓았는데, 해바라기들에겐 여기까지
좀 더 자라라는 표시로 보여 조만간 덮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끼 쿠폰 (0) | 2017.07.21 |
---|---|
유모차 망중한 (0) | 2017.07.18 |
아파트 계단 걸어 올라가기 (0) | 2017.07.05 |
동네 시골농산물 장터 (0) | 2017.06.30 |
설교노트 받침대 (0) | 2017.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