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행
펀(Fern)
iami59
2021. 5. 12. 00:00
지난 주일 오후, 며칠간 양쪽 창 너머를 뿌옇게 만들면서 퀘퀘찝찝하게 만들던 미세먼지가 물러가고 맑아져서 아내와 검단산을 걸었다. 유길준 묘역까지 오른 후 우리가 좋아하는 옛약수터 코스까지 산허리 산책로를 걸었다. 야생화 몇 종과 나무를 타고 오르는 넝쿨식물들, 그리고 무성하게 피어오른 양치식물들이 반겨주었다.
작은 잎 하나하나가 좌우 대칭을 이루고, 그 이파리들이 다시 크기 별로 가지런히 좌우 대칭을 이루면서 삼각뿔 형태의 큰 잎을 형성하는 양치식물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나무 주위에서 조금씩 기생하는 것들과는 달리 당당하고 펀펀하게 분포해 아예 자기 구역을 삼고 있었는데, 웬만한 나무 부럽지 않아 보였다.
6년 전 용문산에서 본(6/27/15) 제법 커다란 펀이 떠오르고, 또 당연히 펀의 나라 뉴질랜드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뉴질랜드 펀은 우리산에서 보는 것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서 커다란 나무처럼 자란 것들도 부지기수다. 갈 때마다 반겨주던 녀석들을 올가을엔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