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아무튼, 술집
iami59
2021. 8. 12. 00:00
문고판 책 중에 <아무튼> 시리즈(5/26/19)가 있다. 식물, 떡볶이, 하루키 등 다양한 이슈별로 40여 권이 나와 있다. 재밌게도 세 출판사가 의기투합해 한 시리즈를 내는 흔치 않은 기획인데, 책 사이즈도 작고 분량도 적은데다 그 주제 마니아가 쓰는 에세이라 술술 읽힌다(값도 9천9백원이다). 최근에 나온 <아무튼, 술집>은 제목부터 당겨 흥미롭게 읽었다.
김혜경이란 광고회사에 다니는듯한 이가 자신이 이삼십대에 달렸던 시내 곳곳, 몇몇 세계의 술집 이야기를 맛갈지게, 때로는 게걸지게 풀어내고 있는데, 썰 풀기 딱 좋은 주제니만큼 지루한 구석이라곤 1도 없었다. 술집은 거의 간 적이 없어 익숙하지 않은 내게도 흥미진진하게 읽혔으니, 주당인 저자의 경험담과 입담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에 <술>은 이미 나왔고, <집>도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술+집>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것 같다. 이런 주제는 웬지 남성들의 전유물일 것 같은 편견도 보기 좋게 깨뜨려 주는 것도 흥미롭고, 술과 안주와 친구가 있는 술집을 그야말로 제2의 집처럼 여기는 이들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