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Finally Europe

일상의 풍경

iami59 2023. 1. 1. 00:00

작년 9월 유럽 여행 중 마지막 여정은 로마였는데, 판테온(10/3/22)에서 가까운 넓은 나보나 광장(10/10/22)을 걸을 땐 9월 하순인데도 제법 더워서 반팔옷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잘 만든 분수도 보고, 거리의 악사들도 보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젤라또를 들고 있는 이들도 보면서 여행의 막바지를 누리고 즐겼다. 

 

광장의 그늘진 담벼락엔 점심인듯 도시락을 꺼내 드시는 수녀님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로마에 계시는 분들인지, 아니면 시골이나 다른 나라에서 성지순례 비슷하게 오신 건지 몰라도 지친 몸을 잠시 쉬면서 요기를 하시는 것 같았다. 긴옷에 머리까지 가렸지만, 그래도 운동화나 단화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조금 떨어진 기둥 앞에는 양반 다리로 앉아 광장 풍경을 스케치하는 이가 보였다. 걸어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늘과 구석을 마다하고 왼쪽으로 고개를 젖힌 채 이 순간의 풍경을 놓칠 수 없다는 듯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도 이렇게 일상의 풍경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기록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