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눈 내린 메타세콰이어길

iami59 2025. 2. 8. 00:00

팔당대교 앞 산곡천과 덕풍천 사이의 강변산책로는 제법 긴 트랙처럼 생겼다. 강변 쪽은 습지와 강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고, 돌아서 반대쪽은 메타세콰이어길이 1km 가까이 길게 펼쳐지는, 어디다 내놔도 남부럽지 않은 천혜의 산책로다. 양쪽으로 심겨 있는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울창해져 멋진 터널을 이루고 있다.

 

가을까지 풍성했던 이 길(11/20/21)은 늦가을부터 비늘처럼 생긴 잎들을 다 떨어뜨려 가지만 남아도 그 위용은 여전한데, 오히려 가려 있던 하늘을 보여주면서 또다른 근사한 풍경을 선사하는 요즘이다. 게다가 눈까지 내리면 가지 위에 남기도 하고, 주변 숲을 온통 하얗게 덮으면서 겨울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만들어, 평소 잘 안 걷던 이들까지 불러모은다.

 

멀리서 보면 하늘을 향해 맘껏 팔을 벌린 자세이고, 가까이서 보면 마치 멋진 근위병들처럼 도열한 모양새는 언제 봐도 늠름하다. 이 길에 들어서려면 우리집에서 15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늘 충분한 보상을 해 준다. 강변부터 걷기 시작해 메카세콰이어길로 한 바퀴 돌지, 아니면 메타세콰이어길을 왕복할지는 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