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잘 지은 이름

iami59 2025. 3. 13. 00:00

아내와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카라바조 미술전(1/10/25)을 감상하고(나는 두 번째였다) 남부터미널역으로 가는 골목을 걷는데, 재밌는 이름 둘을 발견했다. 날은 풀렸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고, 미술관에서 시간 반 서 있느라 약간 피곤하던 차에 기분 좋게 만드는 골목이었다.  

 

처음 본 집은 복국과 복튀김, 복불고기 등 복요리를 하는 식당인데, 식당 이름이 문자 그대로 '복있는 집'이다. 복으로 만드는 요리들이라 직관적인 이름을 붙인 것 같은데, 이 집에서 먹으면 다른 복()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 집으로 보이니 말이다. 정말 그런지 한 번 맛보는 건데, 아쉽게도 갈 땐 못 보고 올 때 봐서 들어가진 않았다. 

 

몇 걸음 안 걸어 주택가 담벽 아래 헌옷을 모으는 통이 보였는데, 이것도 이름하여 '옷체통'이다. 생긴 게 딱 우체통 같아 그런 이름을 붙인 모양인데,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참 잘 지은 이름이다. 몇 년 전에 양재동에서도(11/8/19) 본 적이 있는데, 노란색 컬러도 산뜻하고 이름과 잘 어울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