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체통
Posted 2019. 11.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양재동 횃불회관에서 열리는 모임에 가는데, 빌라 골목에 재밌는 이름의 통이 놓여
있었다. 생긴 건 우체통인데, 안 입는 옷가지들을 넣는 용도라 가볍게 패러디해서 새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작명 센스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발음하기도 괜찮은데, '옷'이 모양이나
발음할 때 '웃'자와 비슷해 가벼운 미소를 짓게 만든다. 폰트도 나눔고딕인듯 싶은데,
명조나 일반 고딕보다 훠씬 세련돼 보인다.
보통 이런 용도로 쓰이는 통들은 덩치가 크고 진한 녹색이나 회색으로 둔탁해 보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촌스러워 보이는 게 많은데, 이 동네는 은행잎 색깔로 산뜻해 보였다.
앞 면엔 글자로, 옆 면엔 그림으로 이 통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을 표시해 식별이 가능하게
해 놓았는데, 강남의 비교적 부촌이라 그런지 이런 작은 것 하나도 아무렇게나 하지
않고 품위가 있어 보였다. 이 동네도 사람이 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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