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百味百想

부럼 깨물기

iami59 2024. 2. 25. 00:00

오랜만에 정월 대보름 부럼을 깨물었다. 설날에 이어 두 주만에 돌아오는 대보름날을 챙기시던 어른들이 돌아가시면서 한동안 오곡밥도, 나물도, 부럼도 잊고 지냈다. 아파트 지하상가 반찬가게에서 파는 오곡밥(2/26/21)을 종종 사다 먹었는데, 시나브로 그 가게도 없어졌다.

 

조금 부지런을 떨어 시장을 찾으면 밥과 나물도 살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일일이 챙기기 귀찮아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금요일 새벽마다 배송되는 '못난이 채소' 박스를 개봉하니 부럼 세트 한 봉지가 들어 있었다. 땅콩과 호두 몇 알이지만, 반가웠다. 종기와 부스럼 예방에 이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어렸을 땐, 알이 굵은 땅콩을 먹으려고 큰 것들을 골라 겉과 속껍질을 벗기고 한데 모아 입안 가득 넣곤 했다. 운이 좋을 땐, 세 알이 들어 있기도 했다. 단단한 호두는 망치로 내려쳐야 속을 보이고 먹을 수 있는데, 호두 두 알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 반들반들하게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