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1. 7. 12. 00:00

몇 달 만에 여주에 사는 처남 부부와 만났다. 손윗분들이기도 하고, 드라이브도 할 겸 우리가 움직이는데, 시원한 실내도 좋지만 툇마루 평상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자주 가는 명성황후 생가 옆에 있는 황후의 뜰(11/27/19)로 안내했다. 30도 정도 되는 더운 날씨였지만, 탁 트인 마당에서 먹는 뜨거운 뼈해장국과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 모두 즐겁기 그지없었다.
중간중간 주위 풍경에 눈을 돌리는데, 마당 한 편에 길게 놓인 장독대 항아리들이 시골 음식 비밀의 원천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꽃들 사이에서 2층에 올라선 항아리 셋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입을 활짝 벌리고 몇 남지 않은 윗니를 드러내면서 화알짝 파안대소하고 있었다. 항아리 장인의 눈썰미와 조각 솜씨가 시골 장독대 풍경을 유쾌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식사 후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호리호리한 소나무 두 그루가 마치 한 몸이었다가 갈라진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보이는 각도가 절묘해 그리 보인 것이겠지만, 둘이 붙어 있었거나 너무 간격을 벌렸다면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텐데, 적당한 간격을 벌리며 따로 서 있는 게 절묘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 항아리들은 파안대소하고, 소나무들은 유유자적하는 여름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