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황후의 뜰
Posted 2019. 11.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여주는 세종대왕릉과 명성황후 생가가 있어 조선시대 흔적을 보러 전국 각지와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구경하러 오곤 한다. 황후의 생가 전시장 구경을 마치면 넓은 주차장 옆에 마련된 황후의 뜰이란 초가 지붕 형태를 하고 있는 식당과 카페 등이 반겨준다. 근사한 가게 이름 만큼이나 격자 무늬 문틀에 붙인 창호지에 쓴 멋드러진 붓글씨가 볼만 하다.
붓글씨 세 개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서로 다른 스타일로 썼는데, 황후와 뜰 자를 중심으로 이렇게 저렇게 멋을 부렸다. 테두리도 분홍색, 청색, 녹색으로 꾸며 사소한 차이를 부여하면서 은근한 멋을 내고 있다. 초가 지붕과 항아리들은 주막을 연상시키면서 처음 보는 이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은다. 국수, 감자전 등과 해장국 같은 식사 메뉴도 보이는데, 무난한 맛이다. 한여름 두어 주간엔 국수를 천원씩 파는 이벤트도 벌린다고 한다.
이런 데 가면 꼭 읽기 어려운 한자를 만나는데, 첫 자가 잘 못 보던 자라 읽기 어려웠다. 한자 사전으로 음으로 그림으로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제사 지낼 '초' 자인데, 혼례의 의미도 있다고 나온다. 그러니까 초례청(醮禮廳)은 결혼식장 비슷한 셈이니(이런 어려운 한자들을 쓰려면 그 아래나 밑에 음을 좀 달아주면 좋겠다), 웨딩홀 겸 피로연장인 셈이다. 평범할 뻔 했던 화장실 안내도 붓으로 그린듯한 독특한 남녀 형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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