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아름다운 청년들

iami59 2025. 11. 9. 00:00

지난 주일 아침 교회에 가는 지하철 건너편에 앉은 청년이 반으로 접은 책자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척 봐도 <매일성경>이었다. 아침에 집에서 QT를 못했는지, 교회 예배 후 청년부 소그룹에서 나눔(QT Sharing)이 있는지, 다행히 자리 잡고 앉은 지하철에서 그 날 본문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몇 자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수수한 차림에 배낭 속 텀블러를 꺼내 두어 번 물도 마시면서 십여 분을 보내는 걸 본의 아니게 지켜보다가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 되지 않도록 헌 장면만 잡아봤다. 45년 전쯤 나도 버스에서 저랬을 텐데 하면서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스마트폰 대신 책만 꺼내 읽어도 기특할 텐데^^, 지하철에서 아침 QT를 하다니, 대견해 보였다.
 
작년 봄 스페인 여행 막바지에 고풍스런 톨레도(6/1/24)를 구경하고 터미널에서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버스를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탄 적이 있는데, 마침 맨 뒷자리에 앉아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 문득 바로 앞에 앉은 청년이 책을 읽는 장면을 보게 됐다. 책 여기저기에 견출지를 붙인 걸로 봐서 다시 읽는 걸로 보였는데, 이 친구도 나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가볍게 재미를 찾는 세상에서 아직 이런 진지한 친구들이 없진 않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