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Oisii Japan

삿포로의 은행들

iami59 2018. 6. 28. 00:00

다른 나라에 가면 은행 간판 구경하는 게 재미 있다. 거리를 걸으면서 어떤 은행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 자체도 재미 있지만, 은행은 대개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는지라 길을 찾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북해도에 왔으니까 당연히 북해도은행이 있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자주 눈에 띄었다. 눈이 많은 동네라 눈송이 은행 로고가 귀엽다. 북해도는 북태평양에 있는 큰 섬인지라 북양은행도 예상이 됐다. 영어 이름(North Pacific)이 좀 더 근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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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은행과 북양은행은 나란히 붙어 있기도 했는데, 건물 옥상에 세로로 길게 뽑아 세운 입간판도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서로 상의해서 한 건지, 아니면 한 곳이 먼저 저리 높이 세우니까 질 수 없다는 듯이 따라 한 건 지 알 순 없지만,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 보였다. 둘은 편의점 ATM 기기도 운영하고 있어 여러모로 경쟁 관계로 보였다.


북해도, 북양에 이어 북 자가 들어간 은행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번엔 북륙은행이다. 앞의 두 은행이 바다를 강조했다면, 땅을 강조한 셈이다. 바탕 컬러도 그린과 블루가 아닌 레드로 차별화를 택했다. 빨간색 바탕의 은행이 하나 더 보였는데, 아오모리은행이다. 아오모리는 북해도에 있지 않고 북해도 아래 일본의 가장 큰 섬 혼슈의 최북단에 있는 현이자 도시 이름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제법 봤다 싶었는데, 큰 섬이고 큰 도시라 그런지 다른 은행들도 눈에 띄었다. 미즈호은행과 신생(신세이)은행인데, 미즈호는 돌아와 검색해 보니 일본 3위 은행이었다(1위는 미쓰비시, 2위는 미쓰이 스미모토). 생긴 지 얼마 안 돼 신생이란 이름을 붙인 것 같은 신생은행은 기존 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용케 지점수를 늘리며 살아남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