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산수국

iami59 2020. 7. 11. 00:00

요즘 검단산엔 산수국이 한창이다. 키가 작고 군락지가 많지 않아 봄철 온 산을 물들이는 진달래, 철쭉처럼 쉬 눈에 띄진 않지만, 그래도 이맘때면 눈밝은 산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꽃이다. 오래 전부터 이 산 여기저기서 피고 지곤 했겠지만, 처음 본 건 3년 남짓 됐다(7/14/17). 그후 이맘때면 어김없이 볼 수 있었고, 그때마다 같은 제목으로 포스팅(7/21/19) 하곤 했으니, 앞으로도 이 산에 오는 동안 그때마다 처음 본 것인양 몇 번 더 하게 될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엔 아내와 유길준 묘역을 지나 쉼터에서 정상으로 가지 않고 약수터 방면으로 빠지는 허릿길을 걸었다. 10분 정도 산허리를 산보하듯 걷는 평탄한 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에서 산수국 다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너 잎 장식꽃 위로 화사하게 피어난 보라색 작은 꽃들이 메인 등산로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풍성하게 산재해 있어 오랫만에 산에 오르느라 힘들어하던 아내도 반색을 하고 연신 사진 찍기에 여념없었다. 마치 이 꽃을 보려고 오른 셈이 됐다.            


점심 때쯤 오른지라 햇볕이 강해 올라오면서 찍은 풍경들이 대체로 휘발되는듯 선명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름에 산이 들어가고, 이렇다 할 꽃을 보기 어려운 계절에 아름답게 피어난 이 꽃들의 자태에 감탄을 연발하면서 한참을 감상했다. 한쪽에선 슬슬 색이 바래가는 것들도 보였는데, 지는 것들도 연분홍 파스텔 톤으로 누추해 보이지 않고 끝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