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산수국
Posted 2017. 7.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우리 동네 검단산은 반나절 등산하기 딱 좋은 산세에 비해 꽃인심은 그리 후하지 않은 편이라 등산객들도 봄가을에 꽃구경하러 일부러 오는 산은 아니다. 진달래 철쭉 같은 대표적인 봄꽃들이 안 피는 건 아니지만, 군락을 이뤄 장관을 이루지도 않고, 사람들이 이름을 잘 모르는 야생화들도 아주 많이 분포하는 것 같진 않다는 게 십여년 이 산을 다닌 내 느낌이다(당연히 이 분야에선 별 소양이 없는 내가 뭘 몰라서 틀릴 수도 있다).
그래도 산은 산이어선지 종종 야생화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지난주엔 쉼터를 지나 커브를 트는 지점에서 푸르고 옅은 보라색 기운을 띠는 작은 꽃무리들이 눈에 띄었다. 쉼터를 지나 직선 구간이 끝나는 지점이고, 커브를 틀어 조금 더 가면 산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공터가 나오는지라 멈추게 되는 지점이 아니어서 보통은 그냥 내처 지나가던 덴데, 흰색 꽃잎 네 장이 짝을 이루고, 그 위로 공기 기포처럼 생긴 아주 작은 연보라색 꽃뭉치들이 오돌도돌 돋아 있었다.
이게 이름을 많이 들어본 산수국이었다. 국화 계열의 이름이라 가을꽃인 줄 알았는데, 야산에선 6-7월 그러니까 요즈음 많이 피어난다고 한다. 바람개비 같이 짝을 이룬 하얀 꽃잎들은 장식꽃, 헛꽃이라고도 불리는 가짜꽃이고, 그 위에 작고 푸르게 보이는 게 진짜꽃이라고 한다. 진작에 이 꽃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클로즈업도 하고 꽃 중심으로 선명하게 찍을 수 있었을 텐데, 꽃이라기보다는 풀로 생각해 대충 찍었다. 제대로 찍으러 주말 새벽에 다시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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