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1. 10. 10. 00:00

매주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먹는데, 가끔 아내가 동행하는 날엔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온다. 나즈막한 동네 산길에 산책로가 잘 나 있어, 혼자 걸으면 30분 정도, 둘이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 보면 한 시간 조금 안 걸린다. 아주 가끔 수도권 제1순환로 위에 놓은 백 미터 넘는 구름다리를 지나 이성산까지 갔다 오면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산책로 끝 부분엔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섰는데, 까치집을 볼 수 있는 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뭇잎들에 가려 안 보이다가 낙엽이 떨어지고 나서야 볼 수 있는 게 까치집인데, 이 나무는 언제부터인지 사철 잎이 없이 가지만 남아 있어 그대로 소중한 까치집을 공중에 노출하고 있다.

 

까치들이 잔 가지들을 물어와서 얼기설기 구축한 까치집은 멀리서 봐도 견고해 보인다. 그 동안 둥지 주인이 바뀌지 않은 건지, 지금은 빈 집인지 알 수 없지만, 지난주에 갔을 땐 까치 세 마리가 집 둘레에 앉아 깍깍거리고 있었다(사진을 확대하면 찾을 수 있다^^). 빈집이든 아니든, 사철 길손을 반기면서 좋은 그림이 되어 준다.    

 

모과나무 까치집(11/21/14)

메타세콰이어 까치집(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