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까치집 3총사
Posted 2021. 2.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2월 들어 다시 눈 내린 강변길을 시간 반쯤 아내와 걸었다. 고니와 오리들이 노니는 강변을 바라보다가 메타세콰이어길에 접어들었는데, 마침 저 꼭대기에 꽁꽁 숨어 있던 까치집이 보이는 나란한 세 그루가 눈길을 끌었다. 강변뷰에, 10미터는 족히 넘고 15미터쯤 고층에 자리한 걸로 봐서 까치들도 조망권을 중시하는 모양이다.^^
봄여름가을 빗살무늬 가느다란 잎이 무성하게 달려 있을 때는 저 아래를 일주일에. 두세 번 지나다니면서도 까치집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가끔 까악 까아악~ 하는 소리가 들리고 시커먼 몸체의 비행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저 자리에 깃들어 있으리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같은 나무지만 키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까치집들도 조금씩 달라보였다. 촘촘하고 세밀하게 설계한 것까진 차이가 없었을 텐데, 물어오는 재료가 조금 달랐을 것이다. 아내는 까치들이 이사가서 빈 집일 거라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돌아와 살지, 아니면 또 다른 둥지들을 틀려나 모르겠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지인가 가늠쇠인가 (0) | 2021.02.17 |
---|---|
나무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 (0) | 2021.02.07 |
잘 생긴 나무 (0) | 2021.02.03 |
춤추는 날씨 (0) | 2021.01.28 |
드러낼 때와 가릴 때 (0) | 2021.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