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3. 6. 11. 00:00

g가 10명의 필자 중 하나로 참여한 책이 나왔다. 나온 지 두 달이 채 안 된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5/4/23)과 비슷한 앤솔로지 형식인데, 이번엔 여행이 테마다. 일단 제목이 좋다. <여행의 장면: 나만이 아는 유일한 공간>, 이라니! 함께 쓴 이들도 좋다. 이다혜, 임진아, 수신지, 봉현 등 여행을 즐기고 글로 풀어내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제법 컸네.^^ 

 

g는 작년 9월에 우리가 두 주간 유럽 여행 할 때 숙소와 식당 등을 구글 지도에 표시해 주고 집에서 살림한 이야기를 담담히 써 내려갔다.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어떻게 썼을지 궁금했지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음~ 차분하게 잘 썼다. 개성 있고 관점이 뚜렷한 g만의 포인트와 문장이 잘 읽힌다.  

 

책을 낸 데는 '유유히'인데, g와 격주로 팟캐스트를 나눠 진행하는 <두둠칫 스테이션>의 다른 진행자 에디터리가 새로 시작한 출판사다. 표지와 내지 디자인이 깔끔하고 정감 넘치며 읽기 편하다. 여행이야말로 유유히 하는 것이니,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여행지, 상황에서 썼지만, 여행의 아스라한 추억은 십분 공감된다.

 

열 편의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여행의 장면과 순간이 떠오른다. 시카고 거리의 다채로운 사람들(7/18/10), 로토루아의 거인 같았던 레드우드 나무(12/2/11), 힘들게 올랐지만 뿌듯했던 요세미티 하프돔(8/1/14) 등 여행지 풍광들이 마구 밀려오게 만드니, 괜찮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