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의 포크레인
Posted 2010. 4. 17. 11:49,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넓은 곳에 무덤이 있었는데, 주변에 두꺼운 송판 꾸러미들이 보이는 걸로 봐서 아마도 납골당으로 만들기 위해
땅을 정비하는 것 같았다.
전후좌우 육안으로 봐선 도저히 길이 없을 것 같은 이 좁고 높은 곳까지 어떻게 포크레인이 올라왔을까
궁금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허허 웃으면서 다 올라오는 길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길이 없으면, 우린 포크레인 메고라도 올라오죠."
그러고보니 언젠가 포크레인이 아무런 지지대 없이도 트럭 위에 거뜬하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났다. 땅에 닿아 있는 몸체부터가 아니라 코끼리 코처럼 보이는 부분을 먼저 올려놓은 다음 그걸 지지대로
해서 몸체 부분을 마치 공중부양하듯 웬만한 데는 거뜬히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며칠 뒤 이 공간을 다시 찾으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보게 될 것이다.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일을 벌린
사람들의 필요와 정성(?)이 지나쳐 산소의 자연스런 경관을 너무 바꿔놓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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