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친절
Posted 2025. 4. 7.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잠시 외출하려고 현관 문을 열었더니 문앞에 까만 비닐봉투가 놓여 있었다. 우리집만 아니라 맞은편에도 같은 게 놓여 있는 걸로 봐서 같은 사람이 놓고 간 것 같았다. 짐작이 가는 분이 있었는데, 12층 아주머니다. 검단산에서 텃밭을 하시는데, 밭에 가셨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수확한 것들(9/25/24)을 건네주시곤 해서 잘 얻어 먹고 있다.
밭에 갔다 오셔서는 수확한 것을 나누어 문앞에 놓고 가신 친절이 고마웠다. 갖고 들어가 열어보니, 시금치와 상추 그리고 봄에 거두는 파가 들어 있었다. 상추는 씻어서 고기 쌈 싸먹고, 파는 데쳐서 둘둘 말아 초고추장 찍어 먹었는데 꿀맛이다. 다음날 시금치도 나물로 잘 해 먹었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32가구 중 오르내리면서 얼굴을 보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이웃들 모두 소중하지만, 특히 이런 친절을 나눠주시는 오래된 이웃을 만나면 감사하고 고개가 숙여진다. 물건도 물건이지만, 힘들게 밭을 일궈 거둔 것을 무겁게 들고와서 가까운 이웃들과 나누는 마음과 따뜻한 정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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