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토루아 컨트리 동물농장
Posted 2013. 1.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TV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같은 소인데 나라마다 그 생김새가 적잖이 달라 흥미롭게 지켜볼 때가 있다. 품종의 차이도 있겠지만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동식물의 생김새도 조금씩 차이가 나나 본데, 로토루아(Rotorua) 산장과 붙어 있는 목장에서 한눈에 보기에도 우리땅에서 보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돼지를 만났다. 사방이 탁 트이고 쾌적한 초원에서 방목해서 그런지 돼지치고는 선량하면서도 코믹하게 보여 금세 우리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슴류로 보이는 이 녀석들은 자태가 곱고 우아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몸체에 비해 가느다란 다리가 전성기가 지난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최적화된 모습일 것이다. 보통은 한 녀석이 풀을 받아 먹으면 다른 놈들도 와서 달래기 마련인데,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경계심의 발동인지, 무관심의 표출인지 모르겠다.
우아함의 대명사를 넘어 화려함까지 갖춘 공작의 도도한 자태도 모처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머리와 긴 목을 꼿꼿하게 치켜들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품위가 볼만 했다. 잔디 위를 거닐던 녀석이 어느새 지붕위로 올라가 만인의 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날개 끝은 흙이 묻고 헝클어져 있었지만 여전히 도도해 보였다. 다만 이 동네에선 별로 알아주는 이가 없어보였다.
우리 어릴 땐 서울에서도 웬만한 집에서 다들 닭을 키웠고, 계란을 돈 주고 사 먹는 법이 없었다. 우리집에서도 닭을 키웠던 기억이 있는데, 급속한 도시화로 요즘은 시골에 가도 마당을 주름잡는 닭 구경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 벼슬이 붉고 뚜렷한 장닭이 풀밭을 거닐다가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데, 닭털도 우리땅에서 흔히 보는 것과는 조금 달라보였다.
산장의 저녁 식사로 나온 메뉴 중에 사슴 고기 구이가 있었다. 불고기와 크게 차이를 못 느끼다가 여주인이 사슴 고기라고 하자 다들 급관심을 보이면서 한두 점씩 더 찾으면서 식감을 음미하기도 했다. 맛이 어땠냐고? 음~ 먹을 만 했다.^^ 근데 어제 저녁 먹은 게 이 농장에서 기르던 거였나?
로토루아 동물농장의 주인공은 역시 소떼였다.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어딜 가나 양떼 만큼이나 많이 보이는 뉴질랜드 소들이 그렇지 않아도 넓은 농장을 더 넓게 보이게 만들고 있다. 나즈막한 언덕이 보이는 초원에서 삼삼오오 풀을 뜯는 풍경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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