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전성시대
Posted 2013. 9.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더위에 지치고 게을러져 한동안 산을 찾지 않다가 8월을 보내면서 그래도 한 번은 가야지 하고 일어서서 검단산을 향했다. 8월 마지막 주일 오후, 열대야 때의 더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덥고 찌뿌듯한 산길을 타박타박 걸어 올라 정상에서 구름 풍경도 보고, 평소처럼 그늘에서 작은 책 한 챕터도 읽고 내려왔다.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4거리에서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다가 십여 개의 광고 현수막 맨 밑에 다음달에 새로 오픈한다는 아웃도어 가게의 소식이 보였다. 살로만도 아니고, 솔로몬도 아닌 살로몬이란 생소한 이름이었다.^^ S 이니셜로 만든 단순한 로고와 폰트가 조금 있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신세계에서 판매계약을 맺은 것 같은데, 요즘 잘 나가는 아웃도어 시장을 대기업들이 놓칠 리가 없지 싶었다. 어쨌든 너댓 해 전까지만 해도 등산 전문 브랜드 몇 곳만 옹기종기 문을 열었던 검단산 입구도 시나브로 거의 모든 브랜드샵들이 총망라되기에 이르렀다. 얼추 30개는 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북한산이나 도봉산 입구와 비교해도 별로 손색이 없다. 이제 OKoutdoor.com과 중저가 브랜드 칸투칸만 들어오면 딱일 것 같다.
가격이 장난이 아닌데도 브랜드 아웃도어샵들이 이렇게 물결을 이루게 된 것은, 그만큼 이 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일 터이다. 동네 주민으로서 유명 메이커들이 가까이 있게 된 걸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한적한 산길이 북적거리게 된 걸 아쉬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브랜드들끼리 피 터지게 싸워 이참에 경쟁적으로 가격인하나 많이 해서 실수요자들의 필요가 채워지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동원의 글터 3000회 (4) | 2013.09.22 |
---|---|
잘 지은 동네가게 이름 (5) | 2013.09.09 |
발치 (2) | 2013.08.24 |
아이폰 유저가 되다 (8) | 2013.07.20 |
환전 에피소드 (2) | 201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