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만 넘긴 변호인
Posted 2014. 1.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야매목장 카톡 창에 보러 가자는 메시지가 떴고, 이미 본 이, 가족여행 가는 이들, 급한 일이
생긴 이들 빼고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와 fo님 해서 세 사람이 시간이 맞았다. 1일 첫 타임으로
알아보니 230석 가운데 앞 석 줄이 남아 있어 급히 예약했는데, 조조요금은 착하게도 5천원.
영화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산을 찾았을 텐데, 산에 간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영화는 차분하면서도 두 시간 가까운 상영시간 내내 딴 생각이 들지 않도록 스토리와 장면을
전개했고, 관객들은 숨 죽이고 영화에 몰두했다. 정초라 그런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적지
않았는데, 여운이 남아선지 영화가 끝나고도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가 본 강동 롯데시네마는 상영관 10개 가운데 3개를 이 영화에 배정하고 있었는데,
저녁 마지막 시간대만 조금 좌석이 남고 나머지는 죄다 매진 상태였다. 저녁 때 뉴스를 보니
개봉하고 딱 두 주가 된 정초 첫날에 6백만을 돌파했다는데, 대단한 기세가 아닐 수 없지만,
또 그 정도는 더 보지 않겠나 하는 예상도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 같다.
주연으로 나온 송강호의 열연이야 익히 예상하고 기대했던 바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고문 경찰로 나오는 뚱돼지 곽도원의 연기가 좋았다. 표정 변화 없이 극우 골수 체제 수호자를
자처하는 확신범 같은 그의 연기는 영화의 힘을 느끼게 했고, 전율이 느껴지면서 긴장도와
몰입도를 생산해 냈다. 비록 개 같고 뭐 같은 확신이지만, 이런 부류들이 곳곳에 존재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이란 걸 새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연기였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렇게 하면 되지 (2) | 2014.01.12 |
---|---|
밤새 상가 화재 (2) | 2014.01.10 |
6백만 넘긴 변호인 (4) | 2014.01.03 |
2013 올해의 개인사 (2) | 2013.12.31 |
토요일 3시 서울광장 (2) | 2013.12.30 |
느낌이 있는 동네 이름 (2) | 2013.12.20 |
-
경장이 마지막에 헌병 데리고 오는 장면에선 그냥 확 패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깐.
정말 끔찍히 무서운 확신을 가진 인간들. 지금도 여전히 많이 있겠지..-
치사빵꾸였지.
-
-
이근안이 투옥된 민주 인사들을 고문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 착한 사람이 그런 짓을 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철저한 두 얼굴의 사람들이죠. 확신도 밀실에서만 확신을 하는 것 같아요. 영화 보면 소름끼칠 것 같습니다.
-
같이 오셨으면 관람후 뒷담화 풍성했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침 극장 바로 건너편에 무한리필하는 집이 보여 돈까스하고 떡갈비만 신나게 씹어 주었더랬습니다.^^
바쁜 일 끝나시는 대로 영화도 보시고, 산에서도 한 번 뭉쳐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