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가 준 와인
Posted 2014. 5.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지난주 토요일엔 대학부 동기인 상진/현순 부부의 아들 결혼식이 있어 반포에 있는 남서울교회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결혼식 후 서른 명 가까윤 동문들이 2년 전 이 교회 담임이 됐고, 이 날 주례를 맡은 2년 후배 화종부 목사와 환담을 나누다 헤어졌다. 대부분 가끔 얼굴을 봐 왔지만, 거의 20여 년만에 만난 몇몇 후배들도 있어 반가웠다.
마침 아내와 절친한 후배 은주네 집이 바로 길 건너에 있어 몇몇이 차 한 잔 더 하고 가기로 하고 노닥거리던 중에 어찌하다보니 와인 얘기가 나왔고, 갑자기 경자가 은주에게 너흰 와인 안 마시고 음식에나 넣으니 언니네 주라고 부추기는 통에 졸지에 와인 선물을 받게 됐다. 선물로 들어온 걸 처분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세 병이나 건네주었다. Wow! 한 병 또는 두 병까진 선물로 받아본 적이 있지만, 세 병은 난생 처음이다.^^
셋 다 레드 와인인데, 오른쪽이 칠레 와인 몬테스 클래식이고, 둘은 프랑스 와인이다. 고풍스헌 폰트에 꼬부랑 글씨라 읽기도 힘들고, 발음도 안 되는데, 병 뒤에 붙은 한글 라벨에 적힌 꼬드뒤 론 크레 데 레카, 보르도 카메린 드 베르누이 드라이 레드 와인은 옮겨 적기도 숨차다.^^ 우린 두어 달에 한 번 보통 만 원 안팎의 와인을 사곤 했는데, 셋 다 우리가 무난하게 선호하는 호주 와인 옐로우 테일보다 두세 배는 비싼 와인들 같았다.
갑자기 방문한 집에서 생각지도 않던 와인 선물을 받아 기분이 좋긴 한데, 얼떨결에 생긴 일이라 일단 베란다에 두고 서서히 날을 잡아 하나씩 오픈할까 한다. 아마 뭐부터 맛봐야 할지 한참을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라벨 디자인도 근사해 모르긴 해도 우리가 마시던 것보다 맛과 향이 좋을 것 같은데, 이 웬수를 어찌 갚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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